'불펜 흔들' SK, 선발 야구로 정면돌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4.20 06: 34

최근 SK를 지배해왔던 ‘벌떼야구’의 키워드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이에 SK는 벌떼야구와는 반대되는 개념인 선발야구로 정면 돌파를 꾀하고 있다.
SK는 주축 불펜 투수들의 이적과 부상 및 재활로 불펜 전력 구축에 애를 먹고 있다. 불펜 전력하면 항상 손에 꼽힐 정도였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당장 지난해 마무리였던 정우람이 군 입대로 전력에서 빠져나갔고 대체 마무리였던 박희수는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아직 얼굴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 외 엄정욱 박정배 등 지난해 SK 불펜을 이끌었던 선수들도 재활 중이다. 불펜 전력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급기야 임시 마무리였던 송은범도 지난 14일 마산 NC전 이후 손톱이 깨지는 부상으로 잠시 2군에 내려갔다. 붙박이 마무리 없이 그날그날 컨디션을 보고 불펜 투수들을 투입시키고 있다. 순서도, 리듬도 모두 꼬였다. 하염없이 재활 선수들의 복귀 날짜만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SK도 다른 곳에서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바로 선발의 힘이다. SK는 올해 조조 레이예스(3승·평균자책점 2.59)와 크리스 세든(1승1패·1.71)이라는 두 외국인 선수가 선발 로테이션이 연착륙했다. 중간에 부침은 있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SK의 최근 외국인 투수 중에서는 기량이 가장 안정되어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좌·우 에이스인 김광현과 윤희상도 전열에 복귀했다. 두 선수 모두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윤희상은 복귀 후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김광현도 17일 포항 삼성전에서 복귀전을 가져 6이닝 3실점(비자책) 호투로 앞으로의 전망을 밝혔다.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거둔 성적이다. 앞으로는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할 수도 있다.
김광현 윤희상이 제 모습을 찾는다면 SK는 남부럽지 않은 선발진을 완성할 수 있다. 네 선수 모두 10승 이상을 거둘 수 있는 개인 능력을 갖췄다. 여건욱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고 있는 5선발 자리가 약간의 변수지만 채병룡 문승원이라는 대안이 있다. 박희수가 돌아올 경우 송은범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는 시나리오도 그려봄직 하다. 어찌됐건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토대는 완성된다.
이만수 SK 감독도 선발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감독은 “결국 선발 투수들이 최소 6이닝 정도는 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발 투수들이 일찍 무너지면 불펜투수들의 체력 소진이 그만큼 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원론적으로 접근해도 맞는 이야기다. 경기를 만드는 것은 어디까지나 선발투수의 몫이다. 선발이 앞에서 끌고 불펜이 뒤에서 미는 구조가 가장 이상적인 것은 어딜 가나 똑같다.
희망도 봤다고 했다. 이 감독은 “올해는 선발과 불펜의 불균형이 심한 편인데 그래서 선발 투수들이 더 책임감을 가지고 잘 던져주는 것 같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SK는 지난해 8월까지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며 고전했다. 결국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투수는 윤희상(10승) 한 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송은범 채병룡이 힘을 보탠 9월 이후에는 쭉쭉 치고 올라갔던 전력이 있다. 선발야구의 완성이 SK의 최대 과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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