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SK와 KIA와의 경기가 끝난 뒤였다. 관중들이 모두 빠져나가 텅 빈 문학구장에 갑자기 한줄기 조명이 켜졌다. 이어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흘러나왔다. ‘호타준족’의 대명사 박재홍(40)의 잊을 수 없는 은퇴식을 준비하기 위한 최종 리허설이었다.
프로통산 17년 동안 1797경기에 출장해 300홈런, 267도루, 1081타점을 기록하며 한국프로야구의 한 획을 그은 ‘리틀쿠바’ 박재홍이 20일 문학구장에서 공식 은퇴식을 갖고 팬들과 아쉬움을 나눈다. 박재홍은 지난 1월 25일 공식 은퇴를 선언했고 SK는 이 자리에서 은퇴식을 열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간 양자 간의 일정 논의가 이뤄져왔는데 비로소 20일 자리가 마련되는 것이다.
영웅의 은퇴를 지켜보기 위한 팬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SK도 그간 은퇴식을 가졌던 다른 슈퍼스타 못지않은 성대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일단 이날 시구는 박재홍 자신이 하고 이닝 간 이벤트 타임은 모두 박재홍에게 보내는 팬들의 영상 메시지로 채워진다. 공식 은퇴식 행사는 KIA-SK전이 모두 끝난 뒤 진행될 예정이다. 전광판을 통한 기념영상 상영, ‘굿바이 리틀쿠바’ 퍼포먼스, 황금열쇠 및 기념액사 수여, 카 퍼레이드 등이 준비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굿바이 리틀쿠바’ 퍼포먼스가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박재홍 홀로 조명을 받는 상황에서 1루에 도착하면 프로야구 최초 30-30 클럽 가입에 대한 기념 촬영이 이뤄지며 2루에서는 프로야구 최초 250홈런-250도루 달성, 3루에서는 통산 300홈런 달성에 대한 내용이 동일한 방식으로 조명된다. 홈 플레이트로 돌아오면 박재홍의 현역시절 등번호(62번)를 물려받은 후배 한동민의 송별을 받으며 대미를 장식한다.
이후 박재홍이 직접 1루 응원단상으로 올라가 팬들에게 은퇴 인사를 할 예정이며 매주 토요일 홈경기마다 열리는 불꽃놀이는 특별히 박재홍의 은퇴를 주제로 한 퍼포먼스가 준비되어 있다. 이후 인천야구의 대표적인 응원가인 연안부두를 팬들이 합창하며 모든 행사가 마무리된다. 또 하나의 전설이 팬들과 작별을 고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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