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커튼 "내 안에 갇혀있다는 느낌..음악 변화"[인터뷰]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3.04.20 09: 37

수상한 커튼의 노래를 듣고 있자면 잔잔한 파도가 이는 바다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것만 같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아도 마음의 치유가 되는 듯한 느낌이 주는 것이 수상한 커튼의 매력.
지난 4일 수상한커튼이 발매한 앨범 '아름다운 날'에는 그의 신비롭고도 아련한, 속삭이는 듯한 음색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타이틀 곡 '바다'는 마치 리스너들을 바다 앞에 데려다 놓은 듯 했다.
최근 따뜻한 봄날 홍대의 한 카페에서 만난 수상한 커튼은 어쩐지 여성미가 물씬 풍겼다. 옅은 미소가 수상한커튼의 분위기를 더욱 살렸다. 그는 "잘 지내셨냐"며 오랜 친구같은 친근한 인사를 건넸다.

그동안 공연을 종종하며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앨범 준비하면서 보냈다는 수상한 커튼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이번 타이틀 곡 '바다'는 수상한커튼이 최근 제주도 여행을 갔다가 바다 앞에 있던 사람을 보고 만들어낸 곡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이 떠올랐어요. 그런 분위기를 담아냈죠. 힐링이 되는 음악을 만들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많은 분들이 치유된다고 말씀해주시니 감사하죠. 제주도는 친한 언니가 있어서 종종 놀러가요. 곡 작업을 위해 영감을 얻기 좋은 곳이에요."
 
수상한커튼은 이번 앨범에 나름대로 변화를 꾀했다. 이런 과정에서 힘든 점도 있었다. 기존의 앨범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도 마음에 항상 자리잡았다.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일까하는 부분에서 많이 부딪혔던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1집보다 부담도 많이 됐죠. 기존에 제가 너무 관상적이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도 들더라고요. 기존 스타일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밴드 사운드를 넣었어요. 너무 내 안에 갇혀 있는 것 같아서 틀을 깨고 싶었거든요.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시도를 해보고 싶었어요."
변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커튼은 마음을 비워내는 노력도 했다. 1년여 공백동안 해외로 여행도 다녔다. "내 음악과 좀 떨어져 있어야 겠다"고 생각한 것이 여행의 이유가 됐다.
"음악을 하다보니 곡들이 비슷하더라고요. 내 음악이랑 떨어져 있어야 할 것 같았어요. 만들어놨던 것은 죄다 엎고 몇 달 동안 노래도 듣지 않았죠. 사실 이번 앨범이 지난해 가을에 나왔어야 했는데 엎는 바람에 이제야 나오게 됐네요. 하하"
수상한커튼은 인터뷰 내내 담백했다. 일부러 꾸미지도 않았고 포장하지도 않았다. 있는 그대로를 솔직하게 내뱉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담백한 그녀에게 음악의 이유를 물었다.
 
"글쎄요. 우선 좋아서 시작했고 지금은 제가 제일 잘하는 일이니까 하는 것 같아요. 단순하죠? 어렸을 때는 조급한 마음도 있었어요. 앨범이 많이 팔려야 할텐데 이런 생각도 들었고요. 하지만 이제는 좀 길게 보는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치유적인 음악이 나오는게 아닐까요?"
수상한커튼의 욕심은 소박했다. '몇 장을 팔아야지', '무대에 어느 정도 서야지' 하는 수치적인 것이 아니었다.
"어쨌든 아직은 저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제가 누군지만 알았으면 좋겠어요.(웃음) 편안한 음악을 하는 것이 지금은 가장 큰 목표에요. 기존에 제 음악을 들으셨던 분들이라면, 지난 앨범보다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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