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무공해' 중심은 역시 데얀(32)이었다.
FC서울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8라운드 대구FC와 경기서 1골 2도움으로 맹활약한 데얀을 앞세워 4-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시즌 첫 승에 성공, 1승 4무 3패(승점 7)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반면 대구는 3무 5패(승점 3)로 또 한 번 승리에 실패했다.
선수단의 분위기도, 최용수 감독의 표정도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디펜딩 챔피언'이 맞닥뜨린 7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은 늪처럼 서울을 끌어들였다. 좀처럼 벗어나기 쉽지 않은 부진 속에서 똑같이 리그 첫 승을 노리는 대구를 만난 것은 어쩌면 기회라기보다 부담이었다.

하지만 서울에는 데얀이 있었다. 이제까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이, 일찌감치 골을 퍼부어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듯 서울은 전반부터 펄펄 날았고 그 선봉에 데얀이 있었다.
데얀은 이날 1골 2도움으로 전반 서울이 터뜨린 3골에 모두 관여했다. 고요한의 선제골과 몰리나의 추가골을 만들어낸 것은 중원 고명진의 날카로운 패스와 대구 수비수를 무력화시키고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준 데얀의 역할이 컸다. 특히 데얀은 상대 수비수를 깔끔하게 벗겨내고 정확하게 고요한과 몰리나에게 공을 연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도움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전반 27분에는 직접 득점에 나섰다.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패스를 받아 몰고 들어가며 유경렬의 반칙을 이끌어낸 데얀은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한 파넨카킥으로 성공시키며 팀의 세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데얀의 맹활약에 힘입어 일찌감치 3-0 리드를 잡은 서울은 첫 승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후반에도 대구에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서울은 후반 37분 몰리나의 네 번째 추가골로 축포를 터뜨리며 시즌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기나긴 부진의 터널 속에서 만들어낸 첫 승이었기에 더 기쁜 승리였고, '에이스' 데얀의 가치가 빛을 발한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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