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해트트릭' 정대세에 "서울전만 빼고 잘 하렴"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4.20 16: 58

"서울만 빼고는 어느 팀을 상대로 골을 넣어도 기뻐해줄 것".
차두리(33)의 농담에 기자회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같은 날 같은 시간 대전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인민루니' 정대세(30, 수원)에게 덕담이나 한 마디 해보라는 취재진의 이야기에 차두리는 "서울만 빼고는 어느 팀을 상대로 골을 넣어도 기뻐해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FC서울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8라운드 대구FC와 경기서 1골 2도움으로 맹활약한 데얀을 앞세워 4-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시즌 첫 승에 성공, 1승 4무 3패(승점 7)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이날 차두리는 3-0으로 앞서가던 상황에서 후반 37분 몰리나의 네 번째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자신의 K리그 클래식 무대 데뷔 첫 공격 포인트였다. 하지만 "그렇게 좋은 센터링은 아니었는데 몰리나가 잘 넣어줬다"며 겸연쩍어하던 차두리는 친한 후배인 정대세가 해트트릭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미소를 보였다.
"잘하네, 잘해"하며 혀를 내두른 차두리는 "(정)대세와는 정말 친한 사이고, 또 독일에서 굉장히 힘들어하는 것을 옆에서 봤기 때문에 잘 됐으면 좋겠다. 서울만 빼고는 어느 팀을 상대로 골을 넣어도 기뻐해줄 것"이라며 사심어린(?) 축하의 말을 건넸다.
이어 차두리는 "서울하고 할 때만 지난 번 경기처럼 해주면 좋겠다. 그러면 아주 좋은 후배일텐데…" 하며 말끝을 흐렸다. 지난 슈퍼매치 때 정대세는 경고 누적으로 전반 39분에 퇴장당한 바 있다. 당시 정대세는 "퇴장 당한 후 라커룸에 누워 제발 동료들이 한 골만 넣어주기를 바랐다"며 자신의 실수 때문에 팀을 곤란하게 했다는 생각에 마음고생을 한 바 있다. 경기 결과는 수원의 승리로 끝났지만 그 때의 이야기를 서슴없이 농담으로 던질 수 있었던 것은 차두리와 정대세가 그만큼 친한 형 동생 사이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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