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상무와 경찰축구단이 첫 격돌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가운데 골맛을 본 이근호(28, 상주)와 김영후(30, 경찰청)가 뜨거운 장외 설전을 벌였다.
상주와 경찰청은 20일 오후 상주의 안방인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3 K리그 챌린지 5라운드 경기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전반 16분 경찰청의 김영후가 장군을 부르자 후반 16분 이근호가 멍군을 불렀다.
원정팀 수훈 선수인 김영후가 먼저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김영후는 "정신적인 부분에서 무장을 하고 나갔지만 경기력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매번 원정을 가야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피로감을 느꼈다. 선제골을 넣고 동점골을 내준 것이 가장 아쉬웠다"면서 "항상 원정을 다녀야 한다는 악조건 속에도 비겨서 만족한다. 선제골을 넣고도 비기긴 했지만 하나로 뭉쳐서 좋은 경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상주에 느끼는 라이벌 의식은 뜨거웠다. "내가 전역하기 전에 상주와 3번이나 더 만난다. 두 번이 남았는데 꼭 2승을 하고 싶다. 나머지 2경기는 후임들에게 맡기겠다"는 김영후는 "우리는 군경더비가 아니다. 경군더비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경찰청의 승리를 앗아간 이근호도 곧바로 맞받아쳤다. 이근호는 "발음하기 편한 게 좋은 거 아닌가요. 당연히 군경더비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근호는 이어 "준비를 많이 했다. 경찰청이 1위에 올라있어 승점 3점을 따내기 위해 노력했는데 비겨서 아쉽다"면서 "저도 그렇고 동료들도 그렇고 다른 마음가짐을 먹었을 것이다. 자존심도 걸려 있었고, 우승을 위해 이겨야 하는 상대였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내용이었기에 결과가 더욱 불만족스럽다. 전반에 날린 헤딩 찬스가 계속 생각날 정도로 굉장히 많이 아쉽다"고 무승부에 못내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둘은 공통적인 의견도 내놨다. 다음 시즌 1부리그로 승격했을 경우 경쟁력에 대해서 충만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영후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많아 좋은 성적을 거둘 것 같다"고 말했고, 이근호도 "경찰청이라는 라이벌 팀이 있어서 좋다. 우리도 선수 면면만 놓고 보면 1부리그 어떤 팀과 붙어도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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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후-이근호 /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