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의 순위제 도입'으로 화제가 됐던 MBC '쇼!음악중심'(이하 '음악중심')이 20일 방송에서 싸이의 신곡 '젠틀맨'을 순위권에 포함 시키지 않아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제작진이 정한 순위 선정기준이 싸이의 발목을 잡은 결과다.
'음악중심' 제작진은 이와 관련해 OSEN에 "싸이의 신곡은 정해진 차트집계 기간에서 벗어나 후보군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20일 방송된 '음악중심' 차트 순위 집계기간은 4월 4일~10일로 무려 방송 2주 전 통계를 기준으로 한다. 12일 발매된 '젠틀맨'이 제외될 수밖에 없었다.
이해가 힘든 대목이다. 요즘처럼 하루가 멀다않고 음원 순위가 수시로 뒤바뀌는 환경에서 2주 전 통계를 사용한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 지금 듣고 있는 음원 사이트 1위 곡이 2주 뒤에 방송 차트집계에 반영된다는 이야기다. 현실성이 결여된 기준이다.

반면 같은주 방송됐던 Mnet '엠카운트다운'과 KBS2 '뮤직뱅크', 그리고 오는 21일 방송되는 SBS '인기가요'는 모두 싸이의 신곡 '젠틀맨'을 순위에 포함시켰고, 시킬예정이다. 대다수 음악 순위 프로그램이 해당주 집계방식을 차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엠카운트다운'의 경우 싸이가 케이윌과 다비치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젠틀맨' 뮤직비디오를 '공공시설파손'이라 지적하고 방송부적격 판정을 내놨던 KBS조차 싸이의 신곡 '젠틀맨'을 '뮤직뱅크' 4위로 발표했다. 결국 MBC만 유일하게 이번주 방송에서 싸이를 제외한 꼴이다.
각고의 노력과 고민 끝에 7년 만에 순위제를 택한 MBC '음악중심'. 도입 첫날 자행된 MC의 진행 미숙과 1위 발표 번복이라는 대형 방송사고 등의 실수는 차츰 고쳐나가면 된다. 하지만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가장 신경을 쏟고, 중시여겨야 할 차트 순위 집계방식과 기준이 상식과 현실성을 벗어난다면 순위 자체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싸이의 신곡 '젠틀맨'은 12일 자정 발표와 함께 국내 음원사이트 1위는 물론, 나흘만에 전세계 아이튠즈 1위 자리도 꿰찼다. 빌보드 메인차트 핫 100에는 무려 12위 진입의 쾌거를 이뤘고, 해당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1억 7000건을 단기간에 돌파했다.
이 모든 과정이 국가의 경계 없이, 분초를 다투며 빠르게 진행됐다. 이는 글로벌하게 네트워킹된 현재 우리네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런 시대에 '2주 전 잣대'를 선정기준으로 내미는 '음악중심'의 판단이 시청자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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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