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프로야구 미디어 데이 때 일이다.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한 어린이팬이 이대호(당시 롯데)에게 "전 발이 느려서 출루하기 힘들어요. 이대호 아저씨는 달리기를 잘하나요? 그런데 왜 도루를 안 하나요?"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이에 이대호는 "발이 느리면 홈런을 치세요. 홈런을 많이 치면 출루도 저절로 할 수 있어요"라고 재치있게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브콜돼' 박석민(삼성 내야수) 또한 그랬다. 오른쪽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던 박석민은 19일 대구 롯데전을 앞두고 한껏 기대에 부푼 표정이었다. 이날 롯데 선발 투수로 예고된 쉐인 유먼과의 한판 승부를 기대했기 때문. 그는 기자에게 "지난해 유먼과의 상대 전적을 아느냐"고 물은 뒤 씩 웃었다.
박석민은 지난해 유먼과의 상대 전적에서 타율 2할8푼6리(14타수 4안타) 2홈런으로 우위를 점했다. 8월 4일 사직 원정 경기에서 1-1로 맞선 7회 1사 1루 상황에서 유먼을 상대로 결승 투런 아치를 터트리기도 했다. 그래서 일까. 유먼은 박석민과의 대결을 껄끄러워 했다는 후문.

이날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박석민은 유먼에게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2회 첫 타석에서 우중간 안타를 때린 뒤 1-4로 뒤진 8회 유먼의 초구를 잡아 당겨 좌측 담장 밖으로 넘겨 버렸다. 시즌 3호째 홈런.
하지만 박석민은 유먼에게서 짜릿한 한 방을 빼앗은 뒤 두 손으로 허리를 움켜 잡았다. 오른쪽 무릎에 허리 통증까지 생겨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통증 때문에 홈런을 치고도 베이스를 천천히 돈 박석민은 덕아웃에 들어와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라커룸으로 향했다.
박석민은 급성 통증으로 인해 20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상태가 심각한 건 아니지만 열흘간 치료가 필요하다. 23일부터 재활군에 합류해 이참에 오른쪽 무릎 치료까지 병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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