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관중석=무패’ 전남-부산, 성적표 좋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4.21 17: 21

지휘자가 빠진 오케스트라는 과연 어떤 소리를 낼까. 적어도 축구에선 별 문제가 없었다.
부산 아이파크는 21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8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추가시간에 터진 임상협(25, 부산)의 동점골로 2-2로 비겼다.
경기의 관전포인트는 양 팀 감독이었다. 부산 아이파크의 윤성효(51) 감독은 13일 울산과의 원정경기서 이종원의 레드카드에 항의하다 시즌 첫 퇴장을 당했다. 윤 감독은 21일 전남전을 경기장에서 관전할 수밖에 없었다.

재미있는 것은 부산이 17일 윤성효 감독이 없는 가운데 수원을 2-1로 잡았다는 점이다. 21일 전남전을 앞둔 윤성효 감독은 감독이 없어 선수들이 편하냐는 질문에 “그런 건 모른다. 운동을 통해 평소 연습을 하니까 (감독이 없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며 웃어 넘겼다.
친정팀 수원전 승리에 대해선 “주위에서 많이 연락이 왔다. 감독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신세를 진 구단”이라며 감사함을 표했다.
전남 하석주(45) 감독도 동병상련을 겪었다. 하 감독은 지난 7일 강원전서 역시 퇴장을 당해 2경기를 쉬었다. 그런데 감독이 빠진 전남은 13일 대전을 3-1로 완파했다. 또 16일 막강화력의 인천을 0-0으로 틀어막았다.
하 감독은 부산전에서 오랜만에 벤치에 앉았다. 경기 전 만난 그는 “감독이 없어도 잘한다고 하면 상처받는다. 선수단의 분위기가 좋다. 감독과 선수들의 관계가 좋다.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하려고 퇴장을 당했다”면서 선수들 편에 먼저 섰다.
부산은 전반전 임상협이 선제골을 터트리며 앞서갔다. 하지만 후반전 홍진기와 웨슬리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후반 추가시간이 넘어가도록 부산은 문전을 두드렸지만 소득이 없었다.
이 때 선제골의 주인공 임상협이 나타나 후반 47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다. 순간 광양구장에는 정적이 흘렀다. 홈팀의 승리를 자신했던 팬들은 망연자실했다. ‘감독관중석=무패’ 공식이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관중석에서 인터뷰실로 들어온 부산 윤성효 감독은 “(관중석에 있어도) 심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벤치에 앉아도 큰 차이는 없다. 연습할 때 미리 선수들과 상대팀에 대해 분석한다. 오히려 너무 많이 지시해도 선수들이 못 알아듣는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전남과 부산은 감독이 벤치에 없던 4경기에서 모두 무패행진을 펼쳤다. 두 팀 모두 4경기 연속 무패행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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