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에 버저비터가 있다면 축구에 추가시간 골이 있었다.
전남 드래곤즈는 21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8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종료 1분전까지 2-1로 앞섰던 전남은 추가시간에 터진 임상협(25, 부산)의 동점골로 통한의 승리기회를 날렸다.
2경기 만에 벤치로 돌아온 하석주(45) 감독의 표정에도 아쉬움이 역력했다.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난 그는 “굉장히 아쉽다. 선수들이 정말 투혼을 발휘해서 열심히 싸워줘 고맙다. 마지막에 공격수를 수비까지 내렸지만 1분을 못 버텼다. 비기고도 진 기분”이라며 착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비록 패했지만 전남은 공격력은 막강했다. 전반에 선제골을 내주고 후반에 두 골을 폭발시켰다. 외국선수 코니와 웨슬리의 호흡도 좋았다. 둘은 후반전 페널티킥을 합작해냈다.
하 감독은 “30분까지 실점을 거의 안 줬는데 마지막에 3초를 못 참고 골을 먹어 아쉽다. 코니가 열심히 해줬다. 웨슬리를 사이드로 빼면서 활력을 찾아 좋은 경기를 했다. 선수들이 페널티킥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웨슬리가 찰 때 일부러 보지 않았다”며 가슴을 졸였다.
다잡은 승리를 놓쳤지만 하석주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신뢰를 놓지 않았다. 그는 “작년 8월에 버저비터로 역전패를 당했다. 선수들이 좋은 경험했다. 강팀으로 가기 위해 1분 남았을 때 버틸 줄 알아야 한다. 공격하면서 시간을 끄는 타이밍을 잘 모른다. 경험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무승부로 전남은 4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하석주 감독은 “항상 선수들에게 우리 팀은 가면서 좋아진다고 말한다. 작년에 선제골을 허용하면 거의 졌다. 이번에 실점을 당하고 동점골로 역전했다는 것은 팀이 화끈해졌다는 뜻이다. 큰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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