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선수들이 벤치에 앉지 못한 스승에게 극적인 무승부를 선물했다.
부산 아이파크는 21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8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추가시간에 터진 임상협(25, 부산)의 동점골로 2-2로 비겼다.
부산의 윤성효(51) 감독은 13일 울산과의 원정경기서 이종원의 레드카드에 항의하다 시즌 첫 퇴장을 당했다. 윤 감독은 21일 전남전을 경기장 관중석에서 지휘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전 “이미 약속된 움직임을 지시했다. 관중석에서 봐도 별 차이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초조한 표정은 숨길 수 없었다.

부산은 전반 26분 임상협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후반전 내리 두 골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파상공세를 이어가던 부산은 추가시간 임상협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려 2-2를 만들었다. 윤성효 감독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기 후 윤 감독은 “수요일날 경기하고 주말에 또 경기를 했다. 선수들의 몸이 상당히 무거웠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워줬다. 집중력을 발휘해줬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아무래도 윤성효 감독의 눈에 두 골을 터트린 임상협이 예뻐보일 수밖에 없었다. 임상협을 평가해달란 질문에 “(임)상협이가 몸 상태가 좋았으면 더 좋은 활약을 했을 것이다. 오늘 경기도 잘해줬다. 경험만 쌓는다면 좋은 선수가 될 기량을 갖추고 있다”고 호평했다.
부산은 감독이 벤치에 없는 공석을 잘 헤쳐 나갔다. 17일 부산에서 수원을 2-1로 잡았고 21일 전남과 2-2로 비겼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관중석에서) 심적으로 편안 느낌을 받았다. (작전지시에) 큰 차이는 없다. 현장에서 너무 많은 지시를 하면 오히려 선수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전했다.
위기를 잘 넘긴 부산은 28일 홈에서 대전을 상대로 5경기 연속 무패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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