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동점골 허용→무승부 공식 깨트려라.
경남의 통산 100승은 요원했다. 7경기 연속 무패행진(1승 6무)을 이어갔으나 최근 5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경남은 지난 21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8라운드 강원과 홈경기서 후반 16분 부발로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7분 뒤 지쿠에게 페널티킥 만회골을 내주며 1-1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승점 1점을 획득한 경남(승점 9점)은 9위에 자리했다. 1경기를 덜 치른 터라 다음 경기서 승리한다면 통산 100승 달성과 함께 6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그간 서울, 전북, 포항, 인천 등 강호를 연달아 만났지만 패하지 않았다. 분명 의미가 있는 성과고, 박수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못내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최근 4경기 연속 선제골을 넣고도 무승부에 그친 점이다. 선제골→동점골 허용→무승부를 반복하고 있다. 달갑지 않은 공식이다. 경남은 지난달 서울전을 기점으로 대전 포항 강원전까지 선제골을 넣고 제 때 달아나지 못했다. 결국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점 1점 획득에 그쳤다. 기선을 제압했지만 방점을 찍지 못해 눈앞에서 승점 3점을 놓친 것이다.
최진한 경남 감독은 이날 최하위 강원을 맞아 공격적인 전술을 꺼내들었다. 통산 100승과 함께 골에 대한 결연한 의지가 묻어났다. 이재안을 선봉에 세운 채 김형범, 보산치치, 조재철, 부발로로 뒤를 받치게 했다. 보산치치 부발로 김형범이 함께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결정력 부족에 울며 반쪽의 성공으로 남았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으며 만족스런 내용을 보였으나 정작 페널티킥 외에는 강원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경남 선수들의 발을 떠난 공은 골대 옆그물을 때리거나 골대와 크로스바를 벗어났다. 13개의 슈팅을 퍼부었지만 골대로 향한 건 4개 뿐이었다. 감독과 선수들은 땅을 쳤고, 통산 100승을 응원하던 팬들도 적잖은 애간장을 태웠다.
서두에 언급했던 달갑지 않은 공식을 깨트려야 한다. 관건은 역시 결정력이다. 최 감독도 이점을 강조했다. 최 감독은 "결정적인 찬스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 달아나야 할 때 달아나야 하는데 결정력 부족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했고, 연이어 무승부를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인천과 함께 도시민구단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경남이 결정력 부족을 해결하며 무승부 공식을 깨트릴 수 있을까. 오는 5월 1일 제주 원정길에서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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