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6)의 향후 관건은 무엇일까.
류현진은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부진했다. 6이닝 8피안타(2피홈런) 2볼넷 6탈삼진 5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행진이 깨졌고, 평균자책점은 순식간에 4점대(4.01)로 치솟았다.
데뷔 4경기를 통해 나타난 류현진의 강점과 약점이 분명해지기 시작했다. 강점은 9이닝당 볼넷 1.82개에 불과한 제구력과 체인지업-슬라이더-커브 등 여러 변화구들을 활용한 탈삼진 능력이다. 매경기 최소 6이닝씩 던지며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점도 장점이다. 현재까지는 이 같은 장점이 잘 살아났고, 성공적인 행보를 걸어가고 있다.

그러나 약점도 분명하다. 투구의 기본이 되는 패스트볼 구속과 구위가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류현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0.92마일로 약 146km 정도 나오지만,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는 크게 위협적이지 않다. 올해 20이닝 이상 던진 선발투수 64명 중 38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구속은 평균적이다.
이 때문인지 류현진은 전체 구종에서 패스트볼 비율이 50.6%로 절반을 갓 넘기는 수준이다. 21일 볼티모어전에선 95개 공 중에서 40개만이 패스트볼로 절반도 되지 않았다. 류현진은 패스트볼 비율이 줄어든 것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고, 상황에 따라 던졌다"면서 "포수의 사인대로 따랐다"고 말했다.
야구통계전문사이트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류현진의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3할4푼으로 구종 중에서 가장 높다. 슬라이더(0.105)-체인지업(0.243)-커브(0.250) 등 변화구는 잘 통하고 있지만, 패스트볼은 홈런도 2개나 맞았다. 파울 포함 스윙 비율이 44.79%로 상대 타자들도 류현진의 패스트볼에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다.
류현진은 순수하게 포심 패스트볼만 던진다. 투심-커터 등 무빙 패스트볼은 없다. 볼끝 무브먼트가 심하지 않은 만큼 구속을 상승시키지 않는 이상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기 어렵다. 류현진 스스로도 "94마일 정도는 던져야 하고, 충분히 던질 수 있다"고 했는데 아직 최고 구속은 92마일. 날이 조금 더 따뜻해지면 지금보다 구속이 더 오를 수는 있겠지만, 눈에 띄는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관건은 제구를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는 것이다. 돈 매팅리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로케이션이다. 패스트볼이 88~91마일이 꾸준히 나오면 충분히 체인지업 등 변화구들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볼티모어전에서 류현진의 공은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됐다. 첫 3경기에서 보여준 대로 안정된 로케이션이 이뤄진다면 류현진의 변화구 위력을 감안할 때 충분하게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관건은 결국 제구, 또 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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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