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었던 움직임, 그리고 실수.
울산 현대가 선두권으로 도약할 기회를 놓쳤다. 울산은 지난 2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성남 일화와 홈경기서 0-1로 패배했다.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울산은 4승 2무 2패(승점 14)를 기록하며 4위에 자리 잡았다. 승리를 했다면 1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18)를 턱 밑에서 추격할 수 있었던 만큼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 정적이었던 공격

어떤 말이 필요할까? 공격이 부진했다. 이날을 포함해 울산이 시즌 개막 후 골을 넣지 못했던 적은 단 두 번이다. 그만큼 성남의 수비가 강력했다는 뜻. 하지만 반대로 울산 공격진은 그 수비를 어떻게 해서든 뚫어야 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김호곤 감독은 "공격수들이 더 빨리,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 수비 지향적인 팀에는 많은 움직임으로 혼란을 줘야 한다"고 말했지만, 정작 울산 공격진은 정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그 예가 공격 패턴이다. 흔히 성남과 같이 중앙에 수비수들이 많이 밀집되는 경우에는 좌우 측면 돌파를 이용해 중앙의 결집을 풀은 뒤 공격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성남의 결집은 풀어질 줄을 몰랐다. 좌우 측면으로의 돌파조차도 쉽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크로스를 올리는 위치가 골라인 근처가 아닌 하프라인을 조금 넘긴 자리였다. 울산은 김신욱의 장신을 이용한 2차 플레이로 골을 노려봤지만, 중앙을 단단히 지키고 있는 성남으로부터 골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 실수에 당하다
경기 전 김호곤 감독은 "축구는 실수의 연속"이라며 "공격수들이 수비수들로부터 실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가 말했던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와 맥락을 같이 한다. 완벽한 모습이라면 세계적인 강호 브라질도 쉽게 이길 수 있지만,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팀들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훈련을 통해 실수를 줄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실수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나온다. 후반 6분 김영삼의 퇴장이 그랬다. 김영삼은 공을 차내려고 하다가 상대 미드필더 김한윤의 발을 밟았다. 고의성은 없었다. 하지만 공을 차내려다 보니 발바닥이 보였고, 차내려고 했던 공도 빠지는 바람에 김한윤을 밟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전에 경고가 있던 김영삼은 경고누적 퇴장을 당했다. 이후 수적열세에 빠진 울산은 김성준에게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 보완은?
수비적인 문제에서의 보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예상치 못한 실수였다. 울산은 8경기 6실점으로 현재 최상위급 수비를 자랑하고 있는 팀이다. 단지 출전정지를 당한 김영삼의 공백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전남에서 이적한 이완이 문제없이 채워줄 전망이다.
문제는 공격이다. 울산 공격진은 김호곤 감독이 주문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에서의 빠르기는 폭 넓은 움직임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쉽게 변화를 주지 못한다는 것이 김호곤 감독의 생각이다. 김 감독은 "하피냐와 까이끼가 있었다면 더 빨랐을 것이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부상 중이기 때문에 우리는 단순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격에서의 세밀함이 좀 더 필요하다"며 부족한 스피드를 정확성으로 만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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