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타선의 새로운 고민, 좌-우 불균형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4.22 14: 12

강타자 군단이라 불리던 롯데 타선의 최고 전성기는 2010년이었다. 7관왕 이대호를 비롯해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홍성흔, 캡틴 조성환이 나란히 타율 1,2,3위를 휩쓸었고 전준우는 후반기에 깜짝 등장, 홈런 19개를 치며 차세대 유망주로 떠올랐다.
당시 롯데의 주전 라인업에서 좌타자는 가르시아와 손아섭이 전부였다. 그나마도 가르시아가 떠난 2011년부터는 우타자 일색인 롯데 타순이었다. 롯데를 상대하는 팀은 투수교체를 할 때 좌완과 우완을 따져 투입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도 롯데 타선은 강했다.
하지만 불과 3년 만에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좌타자가 타선을 이끌고 있다. 이대호와 홍성흔, 김주찬 등 우타자 3인방은 각자의 길을 가 롯데를 떠났다. 올해 주전 라인업에서 우타자는 조성환, 강민호, 전준우, 박기혁, 황재균으로 우타자의 비중이 확 줄었다.

대신 좌타자인 손아섭과 김대우, 김문호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손아섭은 타율 4할1푼1리로 리그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다. 롯데 타선은 세대교체를 하며 손아섭이 팀 내 중심타자가 됐다. 김문호는 김주찬 자리를 꿰차며 타율 2할9푼8리로 팀 타율 3위를 달리고 있으며 새롭게 4번 자리를 노리는 김대우는 타율 3할4푼4리를 기록, 타율 2위다. 좌타자 3인방이 팀 타율 1,2,3위를 휩쓴 것이다.
장성호는 타율 2할6푼1리 1홈런 6타점으로 중심타선으로 무게감을 뽐내고 있으며 박종윤은 타율이 2할2푼5리로 다소 낮지만 7타점으로 팀 내 2위를 기록 중이다. 현재 롯데 타선을 이끌고 있다 하더라도 과언은 아니다.
롯데의 현재 팀 타율은 2할5푼6리. 하지만 좌타자 타율은 3할1푼2리(231타수 72안타)로 높다. 반면 우타자는 2할1푼3리(277타수 59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팀 홈런 4개 가운데 3개도 좌타자에게서 나왔다. 손아섭과 박종윤, 장성호가 각각 홈런을 하나씩 터트렸다. 우타자 중 홈런을 친 건 황재균 한 명 뿐이다. 총 누적 루타수도 좌타자 105루타, 우타자 73루타로 많은 차이를 보인다.
롯데에 수준급 좌타자가 늘어나며 라인업을 지그재그로 짜는 것도 가능해졌다. 타순에 좌타자와 우타자를 번갈아 투입하면 상대팀은 불펜 투수교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좌타자의 힘이 불어난 것은 롯데에 호재지만 우타자들이 부진한 것은 고민거리다. 좌우 불균형은 결국 팀 공격력 약화를 초래한다. 상대팀은 좌타자를 피하고 우타자와 승부를 하면 그만이다. 롯데의 공격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좌우 타선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물론 우타자 쪽이 페이스를 끌어 올려 좌타자를 따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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