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싱 스프레이(Vanishing Spray), 아크로-에스(Acro-S)...'.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회가 K리그(클래식, 챌린지)에 새로 도입된 가이드라인을 직접 설명하고 시연하는 자리를 가졌다. 심판위원회는 22일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실시, 이운택 연맹 심판위원장이 참석해 '2013 심판판정 가이드라인'에 대해 설명하고, 올 시즌 처음으로 도입해 사용 중인 베니싱 스프레이(Vanishing Spray)와 심판 전용 무전기 아크로-에스(Acro-S)에 대한 시연에 나섰다.
심판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미디어 간담회는 판정 논란에 휩싸이기 쉬운 K리그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이다. 이 위원장은 "심판은 경기에서 가장 근접한 판정을 하는 사람이다. 경기 규칙서를 지속적으로 공부해왔고 그 규칙에 준해 판정을 내리고 있다"며 "부족한 점이 많더라도 심판들을 격려하고 칭찬해줬으면 한다"고 리그 발전을 위한 심판들의 노력을 전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도입된 베니싱 스프레이는 경기의 빠른 진행을 돕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위원장은 "스프레이를 사용하면 빠르게 볼의 위치를 잡아 경기 도중에 데드볼 상황에서 선수들간의 몸싸움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자연히 경기도 빨라지고 관중들도 지루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베니싱 스프레이가 사용된 후 프리킥 득점률은 0.08골(29골)에서 0.1골(5골)로, 득점비율은 3.34%에서 4.26%로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크로-에스는 같은 주파수대로 맞춘 무전기로, 경기장 내의 소음 속에서도 심판들끼리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한다. 아크로-에스의 도입으로 인해 심판들은 경기장 내에서 끊임없이 의견을 교환하며 오심에 대한 실수를 줄일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날 자리에서는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사후징계 문제도 거론됐다. 이 위원장은 "사후징계를 실시하는 가장 큰 목적은 선수가 선수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험악한 행위나 난폭한 행위를 통해 선수가 선수에게 상해를 입힐 수 있고, 심판이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후징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임유환(전북)의 사후징계에 대해서는 "심판위원회도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상대의 명백한 득점기회를 무산시켰다는 점 때문에 징계를 내렸다"고 해명했따.
사후징계제도의 실시는 심판들에게도 부담이다. 기본적으로 사후징계란 심판들의 실수를 바로잡기 위함이다. 이 위원장은 "사후징계가 내려질 경우 해당 경기의 심판을 다음 번에 어떤 경기에 배정하기가 까다로워진다"며 "실수나 오심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심판들이 정신적, 심리적으로 많은 불안을 겪을 수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 위원장은 "올해 목표는 관중들이 경기장에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기를 빨리 진행하고 관중들에 수준 높은 경기를 서비스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올 시즌 도입된 가이드라인의 목표를 전했다.
실제로 올 시즌 경기시간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56분 32초로 24초가 증가했고 프리킥 득점 비율, 프리킥 득점 등이 지난 시즌보다 증가하는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간담회 이후에는 K리그 전임 심판 40명을 대상으로 한 정기 교육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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