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직장의 신’ 정유미 꼬인 인생, 러브라인으로 풀려고?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4.23 08: 53

KBS 2TV 월화 드라마 ‘직장의 신’ 계약직 정주리(정유미 분)의 통쾌한 반격을 볼 수는 있는 걸까. 정주리의 수난이 답이 없는 행보를 보이며 시청자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직장의 신’에서는 회사 업무로 인해 자존심까지 모두 팔아버린 정주리의 모습이 이어지며 계약직 직원의 통쾌한 역습을 기대했던 시청자에 답답함을 안겼다. 정주리는 앞서 ‘누가 펭귄이고 누가 공룡인지는 붙어봐야 안다’는 내레이션으로 계약직 사원의 역습을 기대케 했지만, 자신의 미래가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김혜수 분)이 아닌 별 볼일 없는 박봉희(이미도 분)라는 사실에 절망하고 주저앉아 버렸다.
잘하려는 마음이 앞설수록 고가의 복사기를 고장내버리거나 침을 뱉은 커피를 장규직(오지호 분)에 가져다주는 것으로 시도했던 소심한 복수의 실패에, 남자 직원들의 담배심부름까지 하게 된 정주리는 컴퓨터의 비밀번호를 ‘내 사랑 와이장’이라고 걸어놓을만큼 사랑했던 회사를 배신하고 면접을 보려다가 사기까지 당했다.

정주리는 “나도 노예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눈물로 정규직에 대한 열망을 보이지만 한치 앞의 미래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대출금에 월세까지, 점심값도 빠듯한 현실 속 무정한(이희준 분)과의 로맨스를 통해서만 그나마 잠깐의 미소를 짓고 있다.
계약직과 정규직의 관계를 비틀어 그려내 계약직의 눈물을 통한 통쾌한 웃음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직장의 신’은 아직까지 계약직의 수모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평범한 계약직의 수모는 비현실적인 캐릭터인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과 비교되며 더욱 커다란 상실감을 시청자에게 안기고 있다.
특히 “누구나 한때는 자기가 크리스마스트리인 줄 알 때가 있다. 하지만 곧 자신은 그 트리를 밝히던 수많은 전구 중에 하나일 뿐이라는 진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머지않아 더 중요한 진실을 알게 된다. 그 하찮은 전구끼리도 함께 라서 오늘도 살아갈 만 하다는 것”이라고 이날 방송을 갈무리한 정주리의 내레이션은 ‘직장의 신’이 러브라인에 치중되며 결국 회사에서 연애하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지 우려 섞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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