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최민식, 황정민 주연 영화 '신세계'(박훈정 감독)가 최민식, 하정우 주연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윤종빈 감독, 이하 범죄와의 전쟁)의 스코어는 넘지 못할 전망이다. 하지만 '범죄와의 전쟁'과 더불어 하지만 한국 느와르물의 대표작이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2월 21일 개봉한 '신세계'는 4월 22일까지 꾸준한 롱런 속에 총 467만 9089명(영진위)을 끌어모았다. 지난 해 2월 개봉한 '범죄와의 전쟁'이 기록한 471만 9872의 기록에는 살짝 못 미치지만, 척박한 한국 느와르 장르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은 분명하다.
'신세계'는 '범죄와의 전쟁'에 이어 충무로의 연기파 배우에 대한 관객들의 믿음을 보여줬다. 실제로 배우들도 존경하는 배우 최민식이 두 편에 모두 출연했다는 것은 얼마나 단단한 연기력의 배우들이 이 장르를 소화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연기 잘하는' 남자 배우들의 활약은 느와르는 남자 영화라는 편견을 넘어 여성관객들까지도 적극 흡수하며 이 장르의 상업성에 대한 가능성을 넓혔다. 롯데시네마 성별 예매율에서는 '신세계'의 여성 관객 비중이 55%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한 한 때는 영화계에서 폄하되는 분위기였던 이른바 '조폭'의 이야기를 고급스런 갱스터 무비로 탈바꿈 시켰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범죄와의 전쟁'과 '신세계'는 둘 다 조직 세계를 그리며 진한 남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적어도 두 작품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은 홍콩 느와르 영화에서처럼 과도한 우정에 대한 묘사는 없고, 조폭을 그린 기존 한국영화들과도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다. 두 영화 모두 체제와 권력에 대한 은유가 담겨 있다.그리고 이것은 갱스터 영화가 갖고 있는 하나의 특징이기도 하다.
한국 느와르 장르에는 이 두 편 외에도 '달콤한 인생', '초록 물고기' 등이 성공작에 포함된다. 앞으로 어떤 느와르물이 등장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을 지도 주목된다. 이제는 500만명 이상의 흥행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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