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종호의 룩 패스] 성남의 3연승 질주...명과 암, 그리고 전망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4.23 13: 00

성남 일화의 질주가 무섭다. 지난 14일 전북 현대와 승부 전만 해도 꼴찌였던 성남은 불과 8일 만에 8위로 올라섰다. 개막 후 2무 3패의 부진에 빠져 허덕이던 성남이 더 이상 아니다. 이제는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틈을 노리고만 있다.
성남은 8일 동안 3연승을 달렸다. 예사 3연승이 아니다. 전북과 FC 서울, 울산 현대 등 모두 시즌 개막 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팀들이다. 그러나 성남은 세 팀을 모두 보란 듯이 이겨냈다. 주목을 할 수밖에 없는 3연승이다. 하지만 성남의 3연승 질주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명(明)과 암(暗)이 존재한다.
▲ 명(明)

3연승이다. 어떤 것이 필요할까. 결국 남는 것은 승리 혹은 승점이다. 패배를 한 팀에 남는 것은 없다. 8일 동안 3경기라는 혹독한 일정 속에 성남은 3승을 추가했다. 무엇보다 강 팀들과 승부서 이겼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 시즌 개막 후 2무 3패로 침체되어 있던 팀에 활기가 돌게 됐고, 선수들은 자신감을 갖게 됐다. 힘든 훈련이 헛되지 않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따른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만큼 동기부여가 더욱 되는 상황이다.
탄탄한 수비라인의 구축으로 전술적인 면에서 안정을 찾았다. 지난 3경기 동안 성남은 단 2실점을 했다. 상대 팀들의 공격력이 K리그 클래식 상위권 수준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만족할 만한 기록이다. 성남은 4-1-4-1 포메이션을 사용하면서 수비형 미드필더에 김한윤을 배치, 포백라인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했다. 좌우 풀백은 물론 중앙 수비수들도 공격을 가담하는데 있어 자유로웠다. 전북과 서울, 울산을 물리친 성남은 다른 어떤 팀을 상대하더라도 주춤하지는 않을 것이다.
▲ 암(暗)
비난이 있다. "재미가 없다"는 반응이다. 수비에 치중을 하다보니 팬들이 원하는 공격적인 모습이 나오질 않는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최근 3경기서 5골을 넣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공격회수는 상대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상대도 성남의 수비가 두터운 만큼 효과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지루한 공방전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결정적으로 안익수 감독이 최근의 3연승을 거둔 경기의 내용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안익수 감독은 울산전 승리 직후 "만족은 쇠퇴로 가는 길이다. 조심해야 한다"면서 "전북과 서울전과 비교해 보완이 되지 않았다. 머리는 빠르게 돌아가야 하지만 마음은 냉정해야 한다. 그런 점이 미흡하다. 수적인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 서두르고, 상대의 약점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수적 우위를 점한 전북·울산과 경기에서 오히려 상대에 끌려간 점을 지적한 것이다.
▲ 전망
수비축구라는 지적이 있지만 안익수 감독이 지속적으로 이와 같은 모습을 보일 것 같지는 않다. 안익수 감독은 서울전에서 승리한 후 "특별히 수비에 치중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 공격수가 있다보니 수비수들이 내려서는 것이 있다. 의도적인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안익수 감독은 부산 감독 시절부터 "공격적인 포백 포메이션이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지금의 수비적인 모습은 성남이 개막 후 2무 3패로 부진해서 꺼내든 카드일 뿐 궁극적으로 성남이 나아갈 방향은 아닌 것이다.
무엇보다도 변화를 통한 보완이 필요하다. 변하지 않으면 상대도 성남에 금방 적응한다. 그렇게 된다면 성남은 다시 침체의 길로 빠질 것이다. 안익수 감독이 말한 수적 우위에도 경기력은 안 좋아지는 상황이 나오게 만드는 정신적인 보완은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의 수비라인 가담이 있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수비 보완이 필요하다. 안익수 감독은 "이제 등산을 시작했다는 생각으로 모든 선수들이 퇴보하지 말고 전진해야 하는 시점이다. 지금 상황(3연승)이 고무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더 노력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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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일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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