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탓도, 강호동 탓만도 아니다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04.23 16: 33

[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김태희와 강호동, 출연작의 부진은 과연 이들의 책임인걸까.
SBS 월화드라마 '장옥정'이 또 자체최저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22일 방송분이 6.9%를 기록, MBC '구가의서'와 KBS 2TV 직장의 신'에 완패하고 동시간대 경쟁 구도에서 완전히 밀려난 모양새다. '장옥정'은 영 희망이 없다고, 김태희는 역시나 안 된다고 여기저기서 부정적인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1박2일' 이후 강호동의 첫 야외 버라이어티로 관심을 모았던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이하 맨친) 역시 지난 주말 첫 회에서 5.6%의 시청률을 기록, 방송가 안팎의 우려를 샀다. 강호동도 전만 못하네, 컴백 후 맡은 프로그램마다 줄줄이 신통치 않다는 비아냥거림(?)이 꾸준하다.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장옥정'과 '맨친'이 나란히 부진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여기에 각각 주연 배우와 메인 MC로 나선 김태희, 강호동의 영향이 작용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주연 배우나 메인 MC란 아무나 갖게 되는 타이틀이 아니다. 대개의 경우 그만큼 스타성 혹은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전제가 깔린다. 빛나는 1인자 타이틀은 그만큼 무거운 책임을 수반하기도 한다. 그래서 '장옥정'을 두고 '김태희의 드라마'라고 하거나 '맨친'을 일컬어 '강호동 복귀작'이라고 부르는 것은 자연스럽다. 이는 결국 김태희와 강호동이 각각의 작품(혹은 프로그램)의 성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에 대한 상당한 책임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이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작품을 들고 나와 대중의 냉정한 평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극찬의 주인공이 됐다가 혹평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장옥정'의 하락세와 '맨친' 첫 회의 저조한 시청률을 둘러싸고 김태희 탓, 강호동 탓만 하는 여론은 무척 야박하다는 느낌이 든다. 네티즌이나 일부 언론이나 '김태희 망했네', '강호동 별로네'하며 마치 두 사람이 작품을 말아 먹는 원흉인 듯 비난하고 몰아가는 처사는 과도한 느낌이다.
'장옥정'이 동시간대 꼴찌를 하고 '맨친'이 전작인 'K팝스타2' 대비 하락한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해서, 또는 '장옥정'이 재미가 없고 '맨친'이 기대이하라고 해서 이 모든 게 두 사람만의 탓이라고 할 순 없는 노릇이다. '장옥정'의 부진에는 빈약한 스토리 등 내적 요인과 더불어 경쟁작들과의 대진운 같은 외적 요인이 공존하고 있다. 김태희의 연기가 일부에서 여전한 논란거리로 거론되고 있지만 단지 그의 연기력이 만족스럽지 못해서 '장옥정'을 외면한다고 해석하는 건 무리다.
이는 '맨친' 역시 마찬가지다. 첫 회부터 대박 시청률을 내고 힘찬 출발을 했으면 좋았겠지만 이제 고작 한 회를 내보낸 신상 프로그램이 기대이하 성적표를 받았다고 해서 이게 메인 MC 강호동의 역량 부족이라고 분석하는 것도 오류가 있다. '맨친' 역시 아직 정돈되지 않은 포맷이나 동시간대 MBC '일밤-아빠 어디가'와 KBS 2TV '해피선데이-맘마이아'를 상대해야 하는 부담 등 내외부의 여러 요인이 문제로 꼽힌다.
드라마든 예능이든 혼자 만드는 건 없다.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함께 엮은 성과지만 그렇다고 또 인력으로만 되는 것도 아니다. 김태희와 강호동이 짊어진 짐의 무게를 고려해서도 이들에게 원색적이고 편파적인 돌팔매질은 가혹하다,
 
issu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