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루니'가 침묵한 수원이 '닥수(닥치고 수비)'를 펼친 센트럴 코스트(호주)의 역습에 날개가 꺾였다.
수원 삼성은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센트럴 코스트와 경기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수원은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채 3무 2패 승점 3점에 그치며 남은 경기 상관없이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센트럴 코스트는 승점 3점을 추가하며 귀저우 런허(중국)을 제치고 2위로 뛰어 올랐다.
ACL H조 조별리그서 승리가 없던 수원은 총 공세를 펼쳤다. 승점 3점에 머물고 있는 수원으로서는 방법이 없었다. 무조건 승리를 해야 나머지 16강 진출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호주 A리그 우승을 차지한 센트럴 코스트는 수비에 집중했다.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일삼으며 수비전 전술로 경기에 임했다.

비가 오는 가운데 쌀쌀한 날씨인 관계로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치기 어려웠다. 미끄러운 그라운드 때문에 패스가 잘 연결되지 않았다. 수원은 롱패스를 통해 경기를 펼쳤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또 돌파를 시도했지만 수비적 플레이를 펼치는 센트럴 코스트에 막혀 제대로된 슈팅 기회조차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센트럴 코스트는 수비에서 볼 소유시간을 늘리면서 역습을 시도했다. 패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 센트럴 코스트는 작전대로 경기를 펼치면서 수원을 압박했다. 경기 전날(23일) 저녁에 입국한 센트럴 코스로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후반서도 수원은 압도적인 우세를 펼치며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볼 컨트롤이 제대로 안되며 센트럴 코스트의 역습에 흔들렸다. 수원은 후반 13분 서정진 대신 라돈치치를 투입해 높이를 강화했다. 장신의 센트럴 코스트 수비진과 맞대응을 펼치겠다는 의지였다. 또 수원은 이현웅을 투입해 스피드도 보강했다.
센트럴 코스트는 지독하게 정해진 플레이를 고수했다. 역습을 통해 공격할 기회가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보내는데 집중했다. 반면 갈 길이 바쁜 수원은 센트럴 코스트의 지연 플레이에 속절없이 당하고 말았다. 정해진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상대를 돌파하기 위해 노력한 수원의 플레이는 잘 먹혀들지 않았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라돈치치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중거리 슈팅과 함께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이끌어 내며 득점을 뽑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센트럴 코스트는 선수 교체를 통해 시간을 벌면서 체력이 떨어진 선수를 바꿨다.
수원은 후반 29분 골키퍼 정성룡이 길게 찬 볼을 라돈치치가 헤딩으로 떨구자 정대세에게 연결됐다. 정대세는 수비와 경합 중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수원은 후반 32분 핑팡을 투입해 공격수 숫자를 늘렸다.
한순간 집중력을 잃은 수원은 후반 35분 실점하고 말았다. 센트럴 코스트는 왼쪽 사이드에서 드로잉 패스로 연결해준 볼을 마이클 맥글린치가 돌파 후 감각적인 슈팅으로 득점, 1-0으로 앞섰다.
실점후에도 수원의 플레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센트럴 코스트가 선제골을 지키기 위해 더욱 수비에 집중했다. 라돈치치는 후방에서 연결되는 롱패스를 문전으로 떨궜지만 동료들은 따라잡지 못했다. 번번이 센트럴 코스트의 수비진이 먼저 걷어내면서 수원의 공격은 무위에 그쳤다.
설상가상 심판의 애매한 판정도 수원을 울렸다. 후반 42분 센트럴 코스트 수비수가 핸드볼 파울을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앞에서 지켜보던 주심은 아무런 판정을 내리지 않았다. 결국 수원은 만회골을 터트리지 못하고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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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