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베이징 원정 0-2 패...ACL 자력 16강행 희망은 남아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4.23 22: 20

포항 스틸러스가 베이징 궈안 원정길서 고개를 떨구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포항은 23일 오후 중국 베이징 노동자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이징과 2013 ACL 조별리그 G조 5차전서 후반 2분 호프레 게론에게 선제골, 후반 42분 샤오 지아이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0-2로 완패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오던 20경기 무패행진(11승 9무)도 제동이 걸렸다.
이날 패배로 포항은 승점 6점(1승 3무 1패)에 머무르며 자력 16강행이 어려워지는 듯했다. 하지만 뒤이어 열린 경기서 부뇨드코르(승점 9점)가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0-0으로 비김에 따라 기회가 생기게 됐다. 포항은 오는 30일 안방에서 열리는 부뇨드코르와 조별리그 최종전서 승리할시 부뇨드코르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루고, 승자승 원칙(1승 1무)에 따라 베이징 궈안(승점 8)과 히로시마가 비기지 않는 이상 최소 조 2위를 확보, 자력으로 16강행을 확정짓는다.

포항은 최전방에 배천석을 필두로 고무열 신진호 노병준으로 뒤를 받치게 했다. 이명주와 황지수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박희철 김원일 김광석 신광훈이 포백 라인을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신화용이 꼈다.
반면 베이징은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인 움직임을 취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세비야에서 활약했던 프레데릭 카누테와 에콰도르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게론을 선봉에 세웠다.
전반 중반까지 치열한 탐색전을 펼친 포항은 좀체 위협적인 모습을 연출하지 못했다. 전반 17분 고무열의 크로스는 골키퍼의 손에 걸렸고, 전반 25분 노병준의 프리킥도 무위에 그쳤다.
베이징도 마찬가지였다. 전반 31분 게론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빗나갔다. 전반 36분에는 아크 서클 근처에서 프리킥을 얻었으나 포항이 쌓은 벽에 맞고 나오며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반격에 나선 포항은 전반 37분 신진호의 중거리 슈팅이 윗그물을 때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4분 뒤에도 노병준의 발을 떠난 회심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살짝 비껴가며 후반을 기약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후반 2분 카누테와 게론의 2대1 패스 과정에서 김원일이 걷어낸다는 것이 문전 앞에 떨어졌다. 게론이 지체없이 왼발로 밀어넣어 포항의 골망을 흔들었다. 중앙 수비수 김원일의 처리가 못내 아쉬웠다.
포항은 만회골을 넣기 위해 파상 공세를 펼쳤다. '스틸타카'로 완벽히 주도권을 잡았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후반 13분 노병준 대신 조찬호를 투입하며 일찌감치 비기를 빼들었다. 후반 17분 신진호가 오른발로 감아찬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2분 뒤 조찬호의 오른발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다. 황 감독은 좀체 골문이 열리지 않자 후반 19분 배천석을 빼고 박성호를 넣으며 승부수를 던졌다.
베이징의 역습도 매서웠다. 후반 23분 선제골을 허용했던 게론에게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했지만 신화용이 선방해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반 26분 절체절명의 위기가 찾아왔다. 황지수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장시저의 발을 걸어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키커로 나선 카누테는 정면으로 힘껏 차 포항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킥을 하기 전 베이징 선수가 움직여 주심이 재차 킥을 선언했다. 행운의 징조였을까. 신화용이 카누테의 2번째 페널티킥을 선방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위기 뒤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35분 이명주의 강력한 왼발 슈팅이 몸을 던진 베이징의 수비에 막혔고, 신광훈의 리바운드 슈팅조차 골문을 크게 빗나갔다. 황 감독은 고무열을 빼고 '기대주' 문창진을 투입하며 마지막 칼을 빼들었다.
그러나 도리어 추가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후반 42분 프리킥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샤오 지아이의 왼발에 걸리며 0-2로 끌려갔다. 이후 총 공세에 나섰지만 황지수의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박성호의 왼발 슈팅도 상대 수비수의 태클에 막히며 패배를 시인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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