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동안 실점은 15점, 자책점 11점으로 4점의 편차가 난다. 자체 투구 내용도 아쉬웠으나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주면서 동요도 있었다. 투구폼에 대한 보크 지적도 받았다.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ACE' 한 축인 에릭 해커(30)의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담대하고 강건한 마인드가 필요하다.
올 시즌 에릭은 3경기서 모두 패하며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도망가기보다 상대 방망이를 빨리 끌어낼 수 있는 투수라는 시즌 전 평가와 달리 14⅔이닝 동안 8개의 사사구를 내줬고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1.77에 피안타율 3할5리. 자체 투구 내용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고 수비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도 4점이 더해졌다.
그 뿐만 아니다. 에릭은 지난 10일 잠실 LG전서 팔스윙 과정에서 왼 다리가 내려가며 잠깐의 멈춤 동작이 있다는 지적을 받으며 보크 판정과 함께 3이닝 6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진 바 있다. 선수 본인은 “괜찮다”라는 반응을 보였으나 마이너리그 시절에도 단 한 번도 지적받지 않던 부분을 타국에서 지적받으며 급격히 흔들리는 내용을 보였음은 기록이 증명한다.

이번 페넌트레이스에서 에릭의 KIA 상대는 처음이지만 에릭은 이미 지난 3월 19일 창원 시범경기에서 1이닝 5피안타 5실점 2자책으로 패전을 기록한 바 있다. 선두타자 김주찬을 2루수 실책으로 출루시키며 불안하게 스타트를 끊은 에릭은 김주찬의 연속 도루를 곁들여 안치홍에게 몸에 맞는 볼, 나지완에게 2타점 중전 안타를 허용했고 최희섭에게도 중전 안타를 내줬다.
이어 김상현에게 손을 맞는 강습 안타를 내준 뒤 김원섭에게 밀어내기 볼넷, 고영우에게 2타점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타자일순 5실점했다. 첫 타자부터 실책으로 일을 그르친 에릭은 아찔한 순간까지 겪으며 뼈아픈 첫 경험을 치렀다. 시범경기에서 비춘 불안감이 그대로 시즌까지 이어지며 애태우고 있는 에릭이다.
페넌트레이스 3경기서 에릭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NC 수비진이 저지른 기록된 실책은 5개다. 총 실책 23개로 최다 실책 불명예를 안고 있는 NC 입장에서 에릭 뿐만 아니라 투수를 도와주지 못했다는 점은 전체적으로 책임이 돌아가게 마련. 에릭도 스스로 강한 마음을 가져야 하지만 야수진의 분발이 더더욱 필요한 순간이다. “방망이를 이끌어내 가능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공격적 투구를 펼치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힌 에릭인 만큼 수비 도움이 필수다.
3년 전 한화에서 뛰던 호세 카페얀은 초반 호투를 보여줬으나 수비진의 실책과 타선의 빈타에 스스로 리듬을 잃어버리며 11패 평균자책점 9.15의 성적을 남긴 채 중도에 짐을 쌌다. 동료들에게 말은 못하고 덕아웃 곁에 있던 샌드백을 강하게 때리며 스스로 화를 누그러뜨리던 카페얀. 에릭이 스스로 흔들리지 않고 야수진의 섬세한 수비와 적절한 타선 지원이 이어진다면 제2의 카페얀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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