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예선탈락 수모' 수원, 사소한 차이가 컸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4.24 07: 06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사소한 차이가 수원의 조별탈락을 그대로 반영했다.
수원 삼성은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센트럴 코스트와 경기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수원은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채 3무 2패 승점 3점에 그치며 남은 경기 상관없이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수원을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챙긴 센트럴 코스트 그레엄 아놀드 감독은 경기 후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내놓았다. 아놀드 감독은 "수원은 공격진이 굉장히 뛰어나다. 전반을 잘 마치면서 후반에 분명 공격에 집중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기 위해 노력했다. 집중력이 좋았기 때문에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아놀드 감독은 "수원의 공격을 막아내는데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수원의 공격은 항상 직접적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부담 없었다"고 짧게 대답했다.

A리그 우승 후 16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을 통해 경기 전날(22일) 한국에 도착한 센트럴 코스트의 전략은 충분히 예상됐다. 수비를 두텁게 하며 역습을 노리는 것이다. 사실상 탈락 위기에 몰린 것이기 때문에 센트럴 코스트의 수원 원정은 험난함이 예상됐다.
하지만 수원은 우직하게 밀어 부쳤다. 특별한 전술이 보이지 않았다. 집중 수비를 펼치는 곳을 돌파했고 장신인 센트럴 코스트 수비진을 향해 무의미한 크로스를 올렸다. 우직하게 경기를 펼쳤지만 좀처럼 해결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에게 뒷통수를 얻어 맞았다.
우직한 플레이를 센트럴 코스트는 역이용했다. 종이 한 장의 차이지만 분명 수원은 센트럴 코스트의 꼼수에 당했다.
특히 전반 28분에는 특이한 상황도 연출됐다. K리그 클래식서 가장 강력한 슈팅을 자랑하는 에디 보스나는 제대로 슈팅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상대 파울로 프리킥을 얻은 수원은 보스나가 직접 슈팅을 시도하기 위해 준비했다. 비가 오는 가운데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아 강력한 보스나의 슈팅이라면 여러 가지 기회가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호주 선수는 보스나의 슈팅을 영리하게 방해했다. 먼 도움닫기가 필요한 보스나가 각도를 잡는 사이 앞에 서 있었기 때문. 하지만 심판은 그를 제지할 수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프리킥이 선언되면 떨어져야 할 거리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축구 규칙에 따르면 프리킥이 선언되면 9m15cm를 떨어져야 한다. 센트럴 코스트는 수원의 슈팅 방향이 아니라 오히려 보스나와 비슷한 곳에 서 있었다. 상대 선수가 서성대자 수원 선수들은 주심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하지만 심판은 제지하지 않았다. 거리를 충분히 떨어졌다는 판단이었다. 결국 보스나는 상대의 방해 속에 수비벽에 공을 차고 말았다. 강력했지만 몸에 맞고 튀어 나와 골키퍼까지 연결되지 않았다.
지난 시즌 수원에 입단한 보스나는 폭발적인 킥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제대로 조준이 되지 않으면 필요가 없다. 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센트럴 코스트는 약점을 파고 들었다.
작은 부분이었지만 수원과 센트럴 코스트의 준비는 분명히 차이가 있었다. 아시아 무대이기는 하지만 분명 수원은 약점을 드러냈다. K리그 클래식서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는 반면 아시아 무대서는 흔들렸다. 수원이 왜 조별리그서 탈락했는지 작은 차이에서 이를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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