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예능 프로그램 '우리동네 예능과 체육의 능력자'(이하 '우리동네 예체능')는 캐릭터가 잡히니 웃음도 잡혔다.
23일 방송된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는 고정 MC인 강호동, 이수근, 최강창민의 활약이 돋보였다. 더불어 프로젝트 MC인 조달환, 박성호를 비롯해 정은표와 레인보우 재경까지 프로그램 안에서 각기 자신만의 캐릭터를 드러내며 웃음을 줬다.
강호동과 이수근은 대립 구도를 만들었다. 이수근은 과거 ‘1박 2일’에서 가장 큰 형님으로 모시며(?) 따르던 강호동을 과감하게 도발했다. 그는 지난주 팀 내에서 유일하게 탁구시합에서 승리를 거뒀던 만큼 첫 등장부터 왕관을 쓴 모습으로 등장해 강호동을 깔고 앉는가 하면 최강창민에게 그를 때리라며 곤장을 명하기도 해 웃음을 줬다.

이에 강호동은 “많이 컸다”고 말하면서도 별 도리 없이 이수근의 공격을 당하며 한없이 약한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의 대립 구도는 연습 시간에도 이어졌다. 이수근은 함께 탁구 연습을이 말을 걸 때마다 고개를 돌리며 그를 외면했고, 강호동은 과욕으로 인해 이수근과 경기 중 반복되는 자신의 실수에 분통을 쏟아냈다.
최강창민의 활약 역시 돋보였다. 그는 탁멍(탁구 멍청이)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하는 어수룩한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동시에 무엇이든 열정을 다하는 남다른 승부욕은 그만의 엉뚱한 매력을 만들어냈다. 재경과의 커플 윗몸일으키기에서 게임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버럭 흥분하는 모습이나 미녀 코치에게 “직접 가르쳐 달라”며 능글맞은 말을 날리는 모습에서는 아이돌이라는 틀을 벗어나 예능인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보였다.
실력파 조달환과 정은표 역시 범상치 않은 탁구 실력과 진지한 모습 속 코믹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첫 회부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조달환은 이날 역시 가식 없는 표정과 행동으로 특유의 엉뚱한 캐릭터를 살렸다. 또한 정은표는 탁구 연습을 하며 선보인 머리스타일 때문에 외모는 몽골 국가대표, 실력은 중국 국가대표라는 칭찬 아닌 칭찬을 들으며 예체능 팀의 에이스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출연 연예인들이 스포츠 경기에 도전하는 과정을 진솔하게 그렸다는 점에서 다큐멘터리와 예능의 중간 지점에 있는 프로그램으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멤버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캐릭터가 살아나기 시작하며 예능으로서의 면모도 부각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한 제작진 역시 이 같은 의도에서인지 멤버들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한 설정을 시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프로그램이 가진 본래의 재미를 빼앗는다”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분명 이것은 예능 프로그램에 어울리는 발전이다. '우리동네 예체능'이 계속해서 첫 방송의 신선함을 이어 나가며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정체성을 세워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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