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후배들 선전포고'에 "오히려 마음 편하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4.24 11: 48

"서로 다른 입장에서 경쟁하는 것 뿐이다. 오히려 마음 편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함께 훈련하던 선후배 사이에서 이제는 메달을 놓고 다투는 경쟁자의 입장이 됐다. 하지만 '빅토르 안' 안현수(28)는 자신을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경기에 임하겠다는 후배들의 각오가 담긴 선전포고에 오히려 편안한 미소를 보였다.
안현수는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러시아 모스크바로 출국했다. 2011년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이후 공식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간간히 한국을 들릴 기회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정식으로 휴가를 받아 한국을 찾은 적은 없었다.

열흘간의 휴가를 마친 안현수는 "쉬는 동안 선배들과 친구들을 만났고, 주로 집에서 쉬었다"며 미소를 보였다.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부상당한 발목의 상태도 한결 좋아졌다는 안현수는 "아직 통증은 남아있는 상태지만 중요한 것은 소치동계올림픽인 만큼 천천히 끌어올리겠다"고 덧붙였다.
휴가 기간 동안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인 이승훈(25, 대한항공)과 만난 안현수는 "(이)승훈이는 원래 친한 후배였고, 러시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때도 한 번 만난 적이 있다"며 "같이 올림픽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잘됐으면 좋겠다 싶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이야기했다.
소치에서 만나게 될 쇼트트랙 후배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지난 22일 열린 국가대표 선수단 미디어데이서 안현수가 화제에 올랐고, 신다운(20, 서울시청)은 "워낙 대단한 선수다보니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같이 경기한다는 것 자체로 영광이다. 페어플레이하고 최대한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내겠다. 양보는 없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단체전에서 경쟁하게 될 김윤재(23, 고려대) 역시 "상대가 안현수라고 해서 특별히 의식해서 경기하기보다 러시아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며 경기에 임하겠다"고 단호한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안현수는 후배들의 선전포고에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한국 선수들끼리도 경쟁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면 서로 다른 입장에서 경쟁할 뿐이다. 마음 편히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에서 메달을 노리는 안현수는 1500m 경기서 한국 선수들과 첫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안현수는 "1500m가 첫 종목이다보니 스타트를 잘 끊어서 잘하고 싶다. 전 종목에서 결승에 올라가는 것이 목표"라고 소치를 향한 각오를 전하며 한국땅을 떠났다.
costball@osen.co.kr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