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노경은, 마인드는 이미 에이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4.24 13: 22

“제가 맡은 경기는 최대한 오래 던지고 싶어요. 아무리 적어도 6,7회까지는 제가 있어야지요”.
지난해 12승 평균자책점 2.53(2위)으로 두산 베어스 마운드의 신데렐라가 된 노경은(29). 그의 2013시즌이 어떻게 흘러갈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마음가짐 만으로는 팀의 대표 투수 중 한 명으로 꼽기 충분하다.
올 시즌 3경기 1승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 중인 노경은은 24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로 나선다. 원래 23일 선발 등판이었으나 우천 휴식으로 하루 뒤 출격하는 노경은은 18⅔이닝으로 경기 당 6이닝 이상을 던지는 중. 단점으로 지적되던 사사구도 8개로 줄어들었고 지난 14일 잠실 롯데전에서는 6이닝 9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으나 처음으로 본격 선발 전향 후 무사사구 피칭을 보여줬다.

오랫동안 피지 못하던 꽃망울을 지난해 비로소 터뜨린 노경은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신임은 대단하다. 은퇴 위기에서 수 차례 버팀목이 되었던 김진욱 감독은 “경은이는 마인드, 구위를 모두 갖췄다. 특급투수로 자리할 만한 선수”라며 칭찬했다. 아버지 리더십을 발휘 중인 정명원 투수코치도 “페이스가 좋지 않을 때도 스스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선수가 되었다”라며 이제는 노경은이 유망주의 틀을 완전히 벗어났음을 밝혔다.
코칭스태프의 칭찬에 노경은은 아직도 머쓱해한다. “아직 멀었지요”라며 겸손하게 답하는 노경은이지만 적어도 마음가짐은 과거와 다르다. 등판 기회가 주어지면 “어떻게 할까요”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던 노경은은 이제 없다.
“아무리 안 좋을 때도 제 몫 만은 분명히 하고 싶어요. 제 책임을 계투에 너무 빨리 떠넘기지 않도록. 제가 등판하는 경기는 가능한 제가 책임지고 싶습니다. 그래서 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습니다”. 14일 노경은이 무사사구를 기록했으나 안타 9개를 내준 데는 더스틴 니퍼트, 김선우처럼 빠르게 타자의 방망이를 유도해 보다 이닝을 오래 끌고 가고 싶다는 바람이 숨어있다.
물론 24일 대진운이 좋은 편은 아니다. 원래 23일 좌완 유망주 강윤구와 맞붙을 예정이던 노경은은 넥센 에이스이자 지난해 16승(2위), 평균자책점 1위(2.20)에 빛나는 브랜든 나이트와 맞붙는다. 나이트는 올 시즌에도 4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25로 에이스 본색을 뽐내는 중이다. 나이트는 지난해 4승 1패 평균자책점 1.60으로 제대로 ‘곰 잡는 포수’였다.
그러나 노경은도 지난해 넥센에 4승 1패 평균자책점 1.53으로 천적 노릇을 해냈다. 특히 9월 6일 잠실에서 넥센을 상대로 9이닝 5피안타 완봉승을 거두기도 하며 기량의 꽃을 피우기도 한 바 있다. 데뷔 첫 완봉승과 함께 노경은은 “이제 좀 더 야구를 알 수 있게 된 것 같다”라며 조심스레 자신감을 표출한 바 있다.
지금의 노경은은 승리에 목을 매기보다 “내 몫을 최대한 해내면서 계투와 야수진의 피로도를 줄이고 싶다”라며 보다 성숙한 선발 투수로서 활약을 다짐했다. 24일 상대 에이스와 제대로 된 대결을 준비하는 노경은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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