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소프트웨어 대기업들의 방한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를 직접 찾아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삼성전자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먼저, 지난 20일 방한한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는 21일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IM부문 사장,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등 고위급 인사들과 만찬을 즐겼다.
빌 게이츠는 이날 “우리는 삼성전자와 ‘윈도우8’를 비롯한 IT기기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짧게 언급했다.

이번 방문은 MS의 운영체제 ‘윈도우8’에 대한 협력관계를 더욱 다지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윈도우RT를 운영체제로 사용한 태블릿PC 아티브 탭을 출시한 바 있으나, 판매실적이 저조해 판매를 중지했다. 현재는 윈도우 기반 제품은 ‘아티브S’ 스마트폰 하나만 만들고 있다.
MS의 서피스가 판매가 저조한 상황도 이번 회담의 중요한 이유다. MS는 지난해 10월 모바일기기와 터치환경에 적합한 ‘윈도우8’을 출시하면서,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한 태블릿PC '서피스'도 출시했으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조사에 의하면 서피스는 3월까지 6개월 동안 150만대도 판매하지 못했다.
이에 MS가 ‘윈도우8’을 좀 더 다양한 스마트기기에 적용하기 위해 삼성전자에 좀 더 직접적인 협력 방안을 촉구한 것으로 추측된다.
구글의 최고경영자인 래리 페이지도 25일 처음 한국을 방문한다. 삼성전자 방문 계획도 빼놓지 않았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하드웨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요즘 소원해지던 두 기업의 관계의 변환점이 될지 주목받고 있다.
외신들도 래리 페이지의 방한에 대해 “구글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4 이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떠날까 걱정하고 있다. 구글의 목적은 양 사 간 돈독한 관계를 확인 하는 것이다”라고 봤다.
삼성전자는 최근 ‘타이젠’이라는 자체 운영체제를 준비하고 있고, 이를 적용한 타이젠 폰도 연 내 출시할 계획이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타이젠을 두고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를 버리고, 자사 스마트폰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만들려고 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구글도 모토로라를 인수하는 등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공급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기대만큼 실적은 없는 상황이다. 그 사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주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기본적으로 삼성전자는 수요만 있다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최대한 많은 수요 충족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이들이 삼성전자의 주력상품인 ‘갤럭시' 시리즈의 경쟁자로 성장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삼성전자도 장기적으로는 소프트웨어까지 일체형인 제품을 만들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번 삼성전자와 MS, 구글의 회담이 향후 양사의 협력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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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