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3'(셰인 블랙 감독)가 국내에서 첫 공개된 가운데, 전편보다 진지해진 아이언맨의 모습과 더불어 강렬한 반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베일을 벗은 '아이언맨3'는 '어벤져스'에서 자신보다 강한 적의 존재를 안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처음으로 두려움과 유약함을 느끼며 고뇌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토니 스타크는 '어벤져스'에서 웜홀에서 쏟아져 나온 자신보다 강력하고 똑똑한 존재들을 마주한 후 일종의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영화는 과연 토니 스타크가 영웅인가, 수트가 영웅인가를 질문에서부터 출발하는데, 지금까지 어떤 상황과 위험 속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던 그가 어떻게 추락한 히어로를 표현할 지 관심을 모았다.

천재적인 두뇌, 잘생긴 외모, 넘치는 유머, 오만해 보이리만큼 자신만만한 멘탈을 지닌 그가 끊임없이 불안증세를 보이며 인간 존재의 나약함도 드러낸다. 하지만 다행히 그의 넘치는 유머감각과 여유로움을 살아있다.
여기에 페퍼포츠(기네스 펠트로)와의 로맨스가 한층 짙어지면서 시리즈 중 가장 달달한 분위기를 선보이는데, 수트를 벗은 토니 스타크의 인간적인 면모를 잘 느낄 수 있다.

이처럼 한층 진지한 내용을 다루는 '어이언맨3'이지만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는 살아있다.
'다크나이트' 시리즈의 배트맨이 끝없는 나락으로 자신을 밀어내고 스스로 암흑 속에 갖히며 깨달음을 얻었다면 '아이언맨'은 이 고민을 '정비공'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맞게 무엇인가를 만들면서 극복한다. 아이언맨이이라는 히어로에게는 진지한 사유 대신 날렵한 행동력이 있다.
또 이번 편에는 깜짝 놀랄만한 반전도 있다. 돈, 명예, 친구, 사랑, 수트까지 모든 것을 잃은 토니 스타크를 다시 깨우는 이야기인만큼 막강한 적이 필요한데, 이번 편의 악당을 상징하는 것은 '불'이다. 즉 철과 불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전세계적인 테러집단 텐링스의 보스 만다린(벤 킹슬리)과 나노 기술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제조하는 과학자 AIM의 리더인 알드리치 킬리언(가이 피어스)이 그들이다. 만다린은 지금까지 적들 중 최고의 악당이라고 팬들에게 소개돼 있고, 실제로 '간디'의 벤 킹슬리가 연기하는 이 만다린의 오리엔털적인 포스는 상당하다.
알드리치 킬리언은 영화 초반 토니 스타크에게 수모를 겪는 너디한 느낌의 과학자에서 악과 결탁한 돈 많고 잘생긴 악당으로 가장 큰 캐릭터 변화를 꾀한다. 느슨하게 페퍼포츠를 두고 토니 스타크와 삼각 관계도 이룬다. 하지만 이 속에 '아이언맨' 다운 예기치 못한 반전도 숨겨져 있다. 12세 관람가. 130분. 25일 전세계 최초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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