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라스’ 이민우, 기억력 천재가 빚어낸 추억의 미학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4.25 07: 20

배우 이민우가 놀라운 기억력으로 ‘라디오스타’를 지배했다. 후배들에게 청춘스타의 자리를 양보한 이들이 모인 가운데 이민우는 수십 년이 된 이야기를 생생하게 풀어놓는데 있어서 일등공신이었다. 오죽하면 독하기 독한 MC들이 과거 이야기로 말싸움을 하면 이민우를 당해낼 재간이 없을 것이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아역배우 출신 이민우, 김정현, 홍경인이 지난 24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떴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학교 2013’으로 청춘스타 대열에 오른 이종석과 김우빈이 아닌 말 그대로 왕년의 학교 스타들의 왕림에 조금도 실망할 순간조차 없었다. 세 사람이 1시간여 동안 옥신각신하며 기억의 조각을 짜맞추는 과정 속에 털어놓는 연기활동 비화는 그 어떤 시트콤보다 재미를 선사했다.
이날 ‘라디오스타’는 드라마 ‘모래시계’ 출연 비화, 주식 투자 실패, 연기활동 중 위험천만했던 순간 등의 이야기가 오고갔다. 세 남자의 추억 보따리는 열 손가락으로 꼽기 어려운 출연 작품 숫자만큼이나 풍성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게 당연할 정도로 오래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배우 이민우 덕분에 어느 토크쇼에서나 만날 수 있는 식상한 과거 이야기는 빵빵 터지는 웃음소재가 됐다.

우리가 이민우에 대해 잘 모르는 게 있었기 때문. 그는 듣는 이들의 입이 떡 벌어질만큼 놀라운 기억력의 소유자였다.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고 했지만 그에게는 마치 어제 일처럼 정확했다. 이날 방송은 김정현과 홍경인이 수십 년 전의 이야기가 된 일화를 곱씹으면 컴퓨터를 능가하는 놀라운 기억력의 소유자 이민우가 세세하게 교정을 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워낙 정확한 기억력을 자랑하는 까닭에 김정현과 홍경인이 풀어놓는 과거 이야기는 이민우로 인해 다시 풀어헤쳐지길 일쑤다. 정확한 숫자와 일화로 정정하는 이민우에게 당하지 못하는 김정현과 홍경인의 모습은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라디오스타’의 추억 되감기는 서로가 기억하는 이야기가 다른 과정 속에 공방이 펼쳐졌다. 그 가운데 언제나 승리자는 이민우였고 본의 아니게 패배자가 된 김정현과 홍경인의 씁쓸한 정정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물론 언제나처럼 '라디오스타'의 컴퓨터 그래픽은 살아있었다. '기억 되새기기 승리자' 이민우를 치켜세우고 상대적으로 할말을 잃은 김정현과 홍경민의 얼굴에 먹구름을 집어넣는 '라디오스타'만의 재기발랄한 컴퓨터 그래픽이 일방적인 말싸움의 결과물을 더욱 재밌게 만들었다. 그리고 간만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에도 굴욕을 자처한 김정현과 홍경인의 넘치는 예능감도 수요일 밤을 즐겁게 만든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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