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정근우(31)가 모처럼 멀티홈런을 터트리며 'FA 로이드'를 제대로 보여줬다.
24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정근우는 짧은 머리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너무 더워서 머리를 깎았다"는 정근우는 "혈압이 올라서 안 되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정근우에게 올 시즌은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올해를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 정근우지만 시즌 초반 타격감이 안 올라오며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2할2푼(50타수 11안타) 3타점 10득점 2도루만을 기록 중이었다. 안타 11개 가운데 장타는 2루타 하나 뿐이었다.

그랬던 정근우가 홈런포 두 방으로 타격감 회복의 시동을 걸었다. 정근우는 24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2루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첫 타석에서 내야땅볼로 물러났던 정근우는 0-2로 끌려가던 3회 선두타자로 나서 송승준의 공을 공략,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터트렸다. 송승준의 140km 직구가 높은 곳에 몰린 걸 놓치지 않았다.
5회에는 선두타자로 등장,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까지 성공시켜 동점득점을 올린 정근우다. 2-2로 팽팽히 맞선 6회 1사 1,2루 찬스에서 타석에 선 정근우는 이번엔 송승준의 떨어지다 만 127km짜리 밋밋한 포크볼을 잡아당겨 좌측 펜스를 넘겼다.
정근우가 마지막으로 멀티홈런을 기록한 건 작년 6월 10일 문학 삼성전으로 319일만의 기록이다. 정근우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SK는 롯데에 7-8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정근우는 5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3득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올해가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 정근우를 주목하고 있는 팀들은 한 둘이 아니다. 작년 타율 3할에 실패했지만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연속 타율 3할에 성공한 대형 내야수다. 여기에 주전으로 도약한 2006년 이후 매년 20도루 이상을 꼬박꼬박 기록할 정도로 빠른 발까지 갖췄다.
여기에 2루수가 장타력까지 갖춘다면 금상첨화다. 흔히 FA를 앞둔 선수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동기부여를 받아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일이 많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FA 전 해를 가리켜 'FA 로이드(FA+스테로이드)'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시즌 초반 침묵했던 정근우가 드디어 기지개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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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백승철 기자,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