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능력은 이미 다들 인정했던 선수였다. 그런데 NC가 바로 가장 먼저 지명하더라”.
당당한 체구와 뛰어난 힘. 그리고 체구 답지 않은 빠른 발. 운동 능력만큼은 확실히 주목할 만한 선수였다. 일찌감치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 감으로 평가받았던 조평호(28, NC 다이노스)는 힘까지 보여준 팀 배팅으로 동점타를 때려냈다.
조평호는 지난 24일 마산 KIA전서 4-5로 뒤진 9회말 2사 2루서 상대 마무리 앤서니 르루를 상대로 우익수 방면 1타점 동점 2루타를 터뜨리며 12회 5-5 무승부를 이끌었다. 비록 승리하지 못했으나 조평호의 동점타 덕택에 NC는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8위 한화를 제칠 추격권을 지켰다.

2004년 부천고를 졸업하고 넥센 히어로즈의 후신격인 현대에 입단한 조평호는 잠재력 만큼은 일찍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2군 리그를 자주 지켜본 지도자들은 ‘키워보고 싶다’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11년 11월 첫 시행된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NC의 지명을 받은 조평호. 사실 드래프트 이후 몇몇 구단 감독들은 “탐 내던 선수다. 그런데 NC가 알아보고 데려가더라”라며 입맛을 다신 바 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한 해 동안 클린업트리오로 배치된 뒤 올 시즌 14경기 3할4리 1홈런 4타점을 기록 중인 조평호지만 최근 들어서는 출장 기회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외야 수비에 있어 안정감이 떨어졌기 때문. 지난 18일 넥센에서 좌타 외야수 박정준이 이적해 오며 입지가 좁아질 위기에 처한 조평호다.
그러나 만들어가는 입장의 신생팀인 만큼 기량을 절차탁마하는 구성원에게 언젠가 기회가 찾아오게 마련. 24일 KIA전에서 후반 출장 기회를 얻은 조평호는 홈 팬들 앞에 극적인 동점타로 포효했다. 매뉴얼보다 힘에 의존하는 모습으로 가능성은 인정 받으면서도 아쉬움을 사던 조평호는 우측 파울 라인에 걸치는 빨랫줄 같은 2루타로 1패 대신 1무를 보탰다.
경기 후 조평호는 “팀이 연패 중이라 무조건 팀 배팅으로 진루타나 주자의 득점을 노렸다. 믿어주신 코칭스태프께 감사한다”라고 밝혔다. ‘한 방이 최고’라며 힘을 내세우기보다 팀이 원하는 방향으로 귀중한 타점을 올린 조평호의 변화를 알려준 귀중한 동점타다.
야구는 순간의 힘과 집중력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른 유연한 사고가 필요한 스포츠다. 선수 개인의 일신 안위 뿐만 아니라 팀이 원하면 자신이 원하지 않는 모양새로도 바람직한 타구를 때려내야 한다. 힘껏 당겨치는 타격은 아니었으나 밀어치는 팀 배팅으로 빨랫줄 타구를 보여준 조평호. ‘툴 플레이어’ 조평호가 진짜 ‘팀 플레이어’로 변모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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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