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Most Valuable Player)는 꼭 한국선수여야 하는가.
한국프로농구연맹(이하 KBL)이 25일 오후 4시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시상식을 개최한다. 올 시즌 영광의 주인공들을 치하하는 의미 있는 자리다. 그런데 몇 가지 의문이 생긴다.
KBL은 1997년 원년리그부터 외국선수상을 시상했다. 98년부터 3년 연속 수상한 조니 맥도웰이 여전히 최다수상자로 남아있다. 그런데 KBL은 지난 시즌 이 상을 돌연 폐지했다. 외국선수와 국내선수를 따로 주던 MVP를 사실상 하나로 통합한 것. 이럴 경우 외국선수의 활약이 좋으면 국내선수와 비교해 동등하게 표를 얻어 수상까지 할 수 있다는 전제가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외국선수는 흔히 ‘용병’이라 불리며 한 시즌 농사를 돕는 이방인 정도로 취급받고 있다. 아무리 활약상이 뛰어나도 외국선수가 국내선수를 제치고 MVP를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프리미엄이 붙는 국내선수 입장에서도 찝찝한 뒷맛이 남게 된다.
올 시즌 정규리그 MVP는 서울 SK를 리그 1위로 이끈 김선형(12.1점, 2.9리바운드, 4.9어시스트)과 애런 헤인즈(19.1점, 8.4리바운드, 2.4어시스트)의 싸움이다. 기록상으로는 헤인즈가 낫다. 하지만 김선형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둘 중 누가 상을 받아도 크게 이상할 것은 없다. 다만 헤인즈는 투표에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헤인즈는 “많은 선수들이 날 MVP라고 인정해준다. 하지만 내가 MVP를 타지는 못할 것이다. 난 한국인이 아니니까.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불만도 없다. KBL은 한국리그고 한국 사람들이 규칙을 만드는 곳”이라고 털어놨다.
미국프로농구(NBA)는 외국선수도 동등하게 MVP가 될 수 있다. 스티브 내쉬(캐나다, 2005, 2006년 수상)와 덕 노비츠키(독일, 2007년 수상)가 그런 경우다. MVP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실력이다.
물론 NBA와 KBL이 같을 순 없다. KBL에서 외국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절대적이다. 다만 어차피 외국선수에게 MVP를 주지 않을 바에는 솔직하게 인정하고 외국선수상을 부활시키는 게 낫다.
헤인즈는 “NBA는 외국인에게도 상을 주지만 KBL은 이상하다. 물론 김선형은 좋은 선수다. MVP를 받을 자격이 있다. 그것에 대해서 별 불만은 없다. 다만 나는 ‘올해의 외국선수’로 뽑혔어야 마땅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선수를 판단할 때 중요한 것은 유니폼 색깔이지 피부색깔이 아니다. MVP는 가장 잘하는 선수가 받아야 가치가 있는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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