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철 트레이드서 드러난 LG의 무거운 그림자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4.25 06: 53

현재윤의 부상으로 포수난에 직면한 LG가 빠르게 움직였다. LG는 24일 잠실 삼성전이 끝난 직후 넥센에 내야수 서동욱(29)을 주고 포수 최경철(33)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LG는 현재윤과 윤요섭의 갑작스러운 부상 이탈을 넥센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메웠다. 2년차 포수 조윤준과 신인 포수 김재민으로 구성된 너무 어린 포수진에도 여유를 둘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초반 LG 상승세의 원동력은 현재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베테랑 포수 현재윤은 공수주 모두에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현재윤으로 인해 투수들이 안정됐고 하위타선은 강해졌다. 그야말로 지난 2년 간의 1군 무대 공백을 무색하게 만드는 맹활약이었다.
하지만 현재윤은 지난 18일 광주 KIA전에서 포구 중 오른쪽 엄지손가락 부위에 부상을 당했고 20일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정밀 검진 결과 복귀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진단이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주전 포수 마스크를 썼던 윤요섭도 현재윤과 같은 날 2군 경기서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당해 당장 실전투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결국 현재윤의 공백은 현재윤이 엔트리에서 빠지고 맞이한 첫 번째 경기부터 여실히 드러났다. 24일 잠실 삼성전에서 2년차 포수 조윤준이 고군분투했지만 도루 두 개와 폭투 하나가 나왔고 이로 인해 출루 혹은 진루한 상대 주자가 득점을 올렸다. 조윤준이 프로 입단 후 빠르게 성장하고는 있지만 조윤준에게 모든 것을 맡기기에는 너무 이르다. 22일자로 콜업된 신인 김재민 또한 퓨처스리그서 아직 10경기도 경험하지 않았다. 김재민이 1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였다. 
최경철은 통산 242경기를 소화한 11년차 베테랑 포수로 지난해 SK에서 넥센으로 이적했고 곧바로 1군에서 81경기를 뛰었다. LG는 현재윤보다 실전 감각이 살아있고 한 살 어린 포수를 과감하고 신속한 일처리로 영입한 것이다. 반대급부로 넥센에 보낸 서동욱은 최경철보다 4살 어리고 1군 무대서 보여준 게 최경철보다 많다. 그러나 올 시즌 손주인이 서동욱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서동욱은 단 한 차례도 선발출장하지 못하고 있었다. 트레이드가 향후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지만, LG가 처한 상황이나 양 쪽의 카드를 염두에 두면 어느 한 쪽으로 크게 치우친 트레이드라고 보기는 힘들다.
문제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또다시 LG의 미흡한 선수단 운영능력, 얕은 선수층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현재 LG가 1군 무대에 올릴 수 있는 포수는 앞서 언급된 4명이 전부다. 2군에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는 채은성과 허재영은 신고선수 신분으로 6월이 오기 전까지는 1군에 올라올 수 없다. 만일 조윤준이나 김재민이 다치면, 1군에 올릴 백업 포수가 전무하다. 결국 트레이드를 통한 포수 영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LG가 불안하게 운영하고 있는 자리는 포수라인 뿐이 아니다. 포수와 더불어 수비의 핵인 유격수 자리도 비슷한 상황이다. 만일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포수진이 처한 상황과 똑같아진다. 손주인이 유격수를 볼 수는 있지만 손주인을 전문 유격수라고 보기는 힘들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멀티내야수 역할을 한 손주인은 유격수보다는 2루수로 많이 출장해왔다. 지난겨울 영입한 권용관은 최근 2년 동안 1군 경기 출장수가 31번 밖에 되지 않는다. 신인 강승호는 김재민과 마찬가지로 이제 막 2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LG가 지난 10년 내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얕은 선수층이었다. 주축 선수 몇 명이 부상으로 엔트리를 비우면 팀 전체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수차례 감독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선수단이 운영되지 않았고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한 결과였다. 2년 전 아무런 대비책 없이 프랜차이즈 포수 조인성을 잡지 못했고 지난 시즌 내내 포수진은 무주공산이었다. 신예 선수들의 군입대를 통한 선수단 교통정리도 이제서야 겨우 이뤄지고 있다. 
한 번 더 말하지만 이번 트레이드가 차후 LG와 넥센 중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알 수 없다. 물론 지난 몇 년 동안 LG가 넥센과 엮여 일어난 일들을 돌아보면 탐탁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성급히 트레이드 결과를 예측할 필요는 없다. LG에 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부분은 탄탄한 선수층을 만들기 위한 장기적이고 건실한 구단 운영능력이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