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일본인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40)가 위기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치로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경기에서 9회초 승부를 가르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는 등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양키스의 4-2 승리를 견인했다. 시즌 첫 결승타를 작렬시키며 오랜만에 강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즌 초반 부진 탈출을 예고하는 한 방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다.
이치로는 이날 시즌 처음으로 8번 타순에 기용될 만큼 성적이 좋지 않았다. 경기 전까지 시즌 타율이 2할에 불과했다. 하지만 2-2로 맞선 9회 2사 만루에서 WBC 우승팀 도미니카공화국 마무리 출신의 페르난도 로드니의 초구 99마일(159km) 강속구를 받아치며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연결시켰다. 이치로가 아직은 죽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경기 후 오랜만에 히어로 인터뷰를 한 이치로는 "오늘 같은 날이 우연히 찾아온 것은 아니다. 스스로 잡는 것이다. 기다려서는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부진 탈출을 위해 안간힘쓰며 준비했다는 뜻이다. 이날 경기까지 이치로는 17경기 59타수 13안타 타율 2할2푼 1홈런 5타점으로 데뷔 후 최악의 스타트를 끊고 있었다. 선발 라인업에서도 4번이나 제외되기도 했다.
올해로 만 40세가 된 베테랑이기에 부진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양키스와 2년간 총액 1300만 달러에 연장계약했다. 결과를 내지 못할 경우 비난 여론을 피할 수 없다. 극성스럽기로 소문난 뉴욕 언론은 이치로의 활용법을 두고 의구심을 나타냈고, 2년 계약을 두고 구단에서도 만장일치 의견이 아니었다는 기사도 나왔다.
하지만 이치로는 좌절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금 상황이 어렵다고 말한다면 팬들이 실망할 것"이라며 결과로 대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황은 여전히 여의치 않다. 시범경기에서 오른팔 골절상을 당한 지난해 43홈런의 강타자 외야수 커티스 그랜더슨이 5월에 복귀할 예정인데 이 경우 이치로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여러모로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치로는 어떻게든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조 지라디 양키스 감독은 "어떤 선수라면 시즌 초반이 좋지 않을 때가 있다. 지난주부터 이치로는 좋아지고 있다. 우리는 그가 좋아질 수 있는 시기를 알고 있다. 앞으로 상태가 올라올 것"이라며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지라디 감독의 말대로 이치로는 3~4월 통산 타율이 2할9푼7리로 유일하게 3할이 되지 않는다. 5~10월 나머지 달에는 모두 3할1푼이상 기록한 전형적인 슬로스타터다.
불혹의 나이에도 현역 메이저리거 주전으로 최강 군단 양키스의 일원으로 버티고 있는 이치로. 시즌 초반 위기를 딛고 일어설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그에게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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