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신'과 시청자들, 서로가 서로를 울리네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04.25 09: 47

‘직장의 신’을 보고 울고 웃은 시청자들이 거꾸로 ‘직장의 신’을 울리고 있다.
시청률 상승 행진을 이어가는 ‘직장의 신’의 시청자 게시판에 가슴 찡한 사연이 밀려들고 있다. 취업준비생부터 중간관리자까지 실제 시청자들이 사회에서 겪는 가슴 아픈 사연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 것. 미스김(김혜수), 장규직(오지호), 정주리(정유미) 등 극중 인물들이 처한 현실이 사연 사연마다 고스란히 녹아있다.
지난 23일 방송된 8회 방영분에서 임신 사실이 발각된 계약직 5년차 박봉희(이미도) 사원. 워킹맘들은 그녀의 설움과 눈물에 깊이 공감하며 함께 울었다. 갓 돌 지난 딸을 키우고 있다는 한 직장인은 임신 기간 내내 눈치를 보며 직장을 다녔고 심지어 유산 징후에도 쉬지 않고 일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올렸다. 다행히 아이가 건강히 태어났지만 아이에 대한 미안함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는 한 시청자는 “오늘도 무거운 몸 이끌고 출근하는 예비맘들 우리는 죄인이 아닙니다. 누구보다 위대한 사람입니다. 전국의 워킹맘들이여 힘내십시오”라고 덧붙였다.

장규직에 공감한다는 시청자의 사연도 있다. 극중 ‘공공의 적’을 자처하는 Y-Jang 식품회사 마케팅영업부 장규직 팀장을 보며 “필요에 따라 혼자 위아래로 욕먹을 것을 감수하고 악역이 되어야 하고 될 수밖에 없는 자리”, “드라마 초반부터 혼자 모든 욕을 먹고 모든 책임을 질 각오를 하고 있다는 게 보였다”는 시청자는 자신 역시 ‘중간관리자’라며 깊은 공감을 표시했다.
정주리의 사연도 줄을 이었다. 2년차 직장인이라는 22세의 한 여성시청자는 드라마를 보고 눈물이 나와 당황했다는 소감을 올렸다. 정주리 캐릭터에 100% 공감한다는 그녀는 “생각해보면 정규직도 계약직도 마음을 다치는 경험을 항상 한다. 1년 반 직장생활 하면서 많이 다치고 출근 전 ‘오늘도 제발 무사히’라고 다짐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를 악물고 버틴 결과 적응해나가기 시작했다는 그녀. 주리의 변신을 기대한다고도 당부했다.
계약직의 설움을 딛고 결국 공무원 시험 도전으로 진로를 선회했다는 시청자들의 사연도 많았다. 기간제 근로자로 오는 8월이면 계약기간이 만료된다는 한 시청자는 “점심시간이면 정규직은 식당으로 계약직들은 도시락을 싸서 사무실에서 먹는다”며 “사무실에서 반찬 냄새 난다고 뭐라 하는 정규직들에 화가 나지만 현실은 창문을 열어야 하는 것”이라고 계약직의 서글픈 현실을 토로한 뒤 정규직이 되고자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취업준비생, 계약만료로 퇴사한 전 계약직 사원 등 다양한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통해 상처가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제작진도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에 큰 감사를 표했다.
제작진은 “직장의 신으로 위로받는 시청자들이 많아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감사하다”면서 “드라마를 통해서나마 상처받은 수많은 대한민국 직장인들과 소통하고 그 상처를 조금이나마 씻어줄 수 있으면 좋겠고 그러기 위해서 더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현실 속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힐링드라마’ ‘직장의 신.’ 어느 덧 ‘고마운 드라마’로까지 시청자들에게 힘이 되는 드라마로 거듭나고 있다. 대한민국 직장의 현실과 문제점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2013년 대한민국 직딩 보고서 ‘직장의 신’은 오는 29일 밤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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