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짝' 노총각·노처녀 특집, 결혼하기 정말 힘들죠?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4.25 09: 47

SBS ‘짝’이 지난 24일 방송을 통해 노총각·노처녀 특집을 내보낸 가운데, 애정촌에 모인 12명의 남녀들은 여느 특집과 다름없는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눈길을 끈 건 이들이 결혼을 절실히 원하면서도 마흔의 나이에 가깝도록 짝을 찾지 못한 이유와, 이를 토대로 드러난 결혼을 불가능하게 하는 현 시대의 척박한 생활상이었다.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라는 말이 익숙하게 사용되는 현재 ‘짝’에도 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출연자들이 눈에 띄었다. 여자1호는 지방대 출신으로 서울에서 일 자리를 구하겠다는 의지를 관철시키려 20대 시절 악착같은 나날을 보냈다. 결국 서울로 취직은 성공했지만 돈이 없어 방을 마련하지 못했고 회사에서 구해준 숙소에서 남자 직원 둘과 함께 지내야 하는 곤란한 상황을 맞았다. 맨몸으로 뛰어든 서울 진출은 여자1호가 퇴근 후 6개월간 방 밖으로 나온 적이 없을 만큼 힘든 생활을 담보로 하는 것이었고, 결국 이는 열악한 경제 상황이 원인이었다.
 

악착같이 공부해 스펙을 쌓고 그로 인해 안정된 직장과 높은 연봉을 얻는다고 해서 행복한 것도 아니었다. 여자3호는 대기업 법무팀 부장으로 재직 중인 골드미스로 대학졸업 후 유학길에 올라 지금의 자리를 얻었다. 하지만 노련한 직장 생활과는 달리 30대 후반의 나이가 되도록 이성의 팔짱 한 번 제대로 껴 본 적이 없을 만큼 여자3호는 지금의 사회적 지위를 얻기까지 연애경험을 포기해야 했다.
개인적 성향과 이유로 노총각·노처녀가 된 출연자들도 물론 있었지만 이날 ‘짝’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비춘 거울과도 같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어느 순간 노산을 걱정해야 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도 괜히 위축돼야 하는 현실을 맞닥뜨리고 “내가 매력이 없어서 그렇다”며 눈물을 흘리는 출연자들의 모습은 씁쓸함을 남겼다.
노총각·노처녀들에게 결혼이라는 아킬레스건은 유독 아픈 손가락이었고, 이를 담아낸 이날 특집은 다큐 예능이라는 ‘짝’ 포맷의 진가가 빛난 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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