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 안방 드라마 전쟁이 발발했다. 불꽃 튀는 접전 속 시청자들은 본방 사수할 작품을 선택하기가 만만치 않다. 시청자들의 깊은 고민을 박빙의 시청률 성적표가 입증한다. 지상파 3사 드라마 중 SBS '장옥정'과 '내 연애의 모든 것'은 확실히 링 밖으로 밀려난 모양새지만 MBC와 KBS의 작품들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승부를 펼치고 있다.
먼저 월화극 전장에서는 MBC '구가의서'와 KBS 2TV '직장의 신'이 양강 구도를 굳혔다. 지난 23일 방송분은 각각 15.8%, 14.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동시간대 SBS '장옥정'은 7.5%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구가의서'와 '직장의 신'은 사실상 순위가 무의미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승기-수지의 성장한 연기력과 이성재 유연석 조성하 등 조연들의 묵직한 존재감이 판타지 액션 스토리와 맞물려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직장의 신'은 김혜수의 코믹한 연기 변신에 대한 호평이 줄을 이으며 일본 원작 '파견의 품격'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탁월한 대본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따내고 있다. 많은 직장인들, 계약직들의 애환을 보듬으면서도 코믹 코드를 놓치지 않았다. 웃다가도 울게 만드는 그야말로 '웃픈' 드라마의 탄생이다.

수목극 역시 투톱의 싸움이 될 조짐이다. SBS '내 연애의 모든 것'이 24일 방송분에서 4.7%의 저조한 시청률로 꼴찌에 머문 가운데, MBC '남자가 사랑할 때'가 10.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주목할 것은 이날 첫 방송한 KBS 2TV '천명'의 스타트 성적이다. '천명' 1회는 9.3%를 기록하며, 단숨에 2위를 차지했다. 전작인 '아이리스II'의 후광이란 분석도 가능하지만 이날 '남자가 사랑할 때'의 시청률이 전주대비 하락했다는 점에서 '천명'의 초반 기세가 만만치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남자가 사랑할 때'는 송승헌-연우진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형성한 신세경의 '밀당'이 흥미를 고조시키고 있다. 또 러브라인 뒤에 숨은 배신과 복수 등 다소 무거운 스토리가 버무려지면서 통속극의 전형적 재미를 선사한다. 대한민국 안방극장에서 사랑받기 딱 좋은 여러 요소들을 다 갖췄다는 평.
다크호스로 떠오른 '천명'은 '조선판 딸바보'라는 캐릭터가 남녀노소의 공감을 사기 쉬운데다 사극이라는 점에서도 중장년층의 호응을 얻기 안성맞춤이다. 베일을 벗은 첫 회는 이동욱 송지효 임슬옹 등 출연진이 고르게 무난한 연기력을 선보인 가운데 짜임새 있는 대본과 연출이 합격점을 따내면서 기대를 부르고 있다. 무엇보다 단숨에 '남자가 사랑할 때'를 위협하는 시청률을 내면서 벌써부터 역전의 가능성까지 제기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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