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내준 '온라인 게임 종주국', 한국에 찾아온 최대 위기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3.04.25 16: 47

'바람의 나라'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등 MMORPG의 종주국으로 불리던 시절과 탁월한 게임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 게임사들이 앞다투어 한국 게임사들의 부분 유료화 정책을 배웠던 시절은 자칫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가 될 수 있게 됐다.
미주지역과 유럽, 중국, 동남아시아 등 전세계에서 게임 한류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성장을 거듭했던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이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중국의 급성장과 체질 개선 실패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24일 기준으로 게임시장 인기순위를 살펴보면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가 34.78%의 점유율로 전체 게임 시장의 1/3 을 장악하고 있다. LOL의 독주도 문제 일 수 있지만 정작 심각한 문제는 10위권 안에 지난 2009년 이후 개발된 게임이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 4.73%) 피파온라인3(4.12%) 아키에이지(1.87%) 3개 밖에 없다는 점. 지난해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3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지만 3년 미만의 신규 개발 게임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초라한 성적을 남기는 현실은 분명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안방을 내준 한국게임 시장의 현실에 대해 리니지2 블소 등 PD를 맡았던 배재현 엔씨소프트 부사장이 따끔한 일침을 날렸다.
배재현 부사장은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13(NDC 13)'에서 ‘차세대 게임과 한국 온라인게임의 미래’라는 주제로 업계 관계자들에게 레드오션이 된 국내 시장보다는 이제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하고, 10년 넘게 정체되어 있는 게임사들의 체질 개선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배 부사장은 "인기 순위 36위권 내 순위를 살펴보면 외산게임의 점유율은 50.9%로 절반을 넘어갔다. 점점 더 국내 시장이 어려워지고 있다. 즉 국내 게임시장이 '레드 오션'화 되고 있다"고 어려운 현재 사정을 설명한 뒤 "중국 시장 진출과 모바일 게임이 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없다"라고 무거운 이야기를 이어갔다.
 
배 부사장의 말대로 중국 시장은 이미 텐센트가 사실상 시장을 독점한 상황. 한국에서는 엄두조차 내기 힘든 400명~500명 개발자 투입이 기본일 정도로 인프라 풍부해져 있어 중국 시장은 더 이상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보험이 아닌 상황이 되고 말았다.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 중국의 규제 정책도 한국 온라인게임 개발사에는 장벽이 되고 있다.
여기다가 배 부사장은 사람에 대한 투자가 없는 국내 게임사들의 현실도 꼬집었다. "게임계가 살아남으려면 이제는 국내 보다는 글로벌로 눈을 돌려야 한다. 시장 자체 뿐만 아니라 체질도 개선해야 한다.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조직에서는 인센티브를 아끼지 말아야 하고, 개발력 있는 개발자들을 키워야 한다. 휴식도 줘야 한다.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한국게임을 중국측 유저들은 '김치게임'이라고 하는데 이 같은 일을 줄이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투자와 인재양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crapp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