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운명, 아시안게임에 달렸다! 묘한 상관관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4.26 06: 59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잡아야 프로농구가 산다.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묘한 상관관계가 있다.
2012-2013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시상식이 25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개최됐다. 서울 SK의 김선형은 2년차 시즌 정규리그 MVP에 오르며 프로농구 최고스타로 등극했다. 동료 최부경 역시 신인상을 받으며 주축으로 우뚝 섰다.
같은 날 서장훈, 강혁, 김성철은 특별상을 수상하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이제 농구대잔치 시대가 끝나고 공식적으로 새로운 시대가 막을 올린 셈이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유난히 많은 시련을 겪었다. 심판 욕설주장과 감독 막말 파문, 6강 고의탈락 의혹이 연이어 발생했다. 또 강동희 전 감독의 승부조작 사건과 챔피언결정전 오심판정이 인기에 결정타를 날렸다. 차갑게 돌아선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선 결국 수준 높고 공정한 경기를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다행히 KBL은 젊은 스타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지난 시즌 신인돌풍을 일으켰던 3인방 김선형, 오세근, 최진수는 리그정상급 스타로 성장했다. 세 선수는 지난 여름 나란히 국가대표로 뽑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현재 재활 중인 오세근, 최진수는 다음시즌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된다.
올 시즌 두 차례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데뷔한 최부경, 김시래, 장재석 등은 미래 국가대표 자원으로 손색이 없다. 현재 대학무대를 주름잡는 경희대 3인방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 고려대의 이승현, 이종현, 박재현, 연세대의 최준용 등도 조만간 프로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이다. 이제 KBL은 젊은 선수들의 깨끗한 이미지를 내세워 새로운 스타마케팅을 펼쳐야 한다.
그런데 변수가 있다. 최고스타 김선형, 최진수, 오세근은 다음시즌을 마치고 병역의무를 해결해야 한다. 국가대표인 세 선수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병역면제를 받을 수 있다. 인천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우리나라가 무조건 우승해야 하는 이유다.
김선형은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지금 대학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작년에 올림픽예선을 다녀오니 세계대회서도 (대표팀의 기량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느끼고 왔다. (아시안게임도) 준비를 잘 하고 체계적으로 훈련한다면 (중국을) 꺾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동안 국가대표팀 운영을 두고 KBL과 대한농구협회는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 3월 선출된 대한농구협회 방열 회장은 경기인 출신으로 대표팀 강화방안을 내놨다. 그 중 하나가 상비군 제도다. 또 방 회장은 차기대표팀 감독의 임기를 2014년 아시안게임까지 내다보고 있다. 제대로 준비해서 금메달을 노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KBL도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한다. 선수들이 병역면제혜택을 받으면 결국 프로리그 흥행에도 이득이다. 대표팀의 성공은 자연스럽게 프로농구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한국대표팀은 극적으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땄다. 당시 막내급이었던 김승현과 방성윤은 병역면제혜택을 받았다. 그 결과 둘은 KBL에서 공백 없이 스타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은 아시아챔피언 이란, 숙적 중국에 비해 절대 열세다. 하지만 두 팀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백전백패할 상대도 아니다. 인천에서 대표팀은 팬들의 엄청난 성원과 홈어드밴티지를 얻을 수 있어 해볼만 하다.  
추락한 농구인기를 되살리기에 아시안게임 금메달만한 호재가 없다. 한국농구는 반드시 이번 기회를 잡아야 한다.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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