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스타' 이효균(25, 인천 유나이티드)이 모교 동아대학교 축구부 해체 위기에 대해 애절한 마음을 내비쳤다.
인천 벌에 새로운 스타가 떠올랐다. 돌아온 풍운아 이천수가 아니다. 프로 데뷔 이후 첫 멀티골을 터트리며 전북 현대를 침몰시킨 이효균의 이야기다.
이효균은 지난 2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3 8라운드 전북과 홈경기서 후반 33분 그라운드를 밟아 종료 직전 2골을 터트리며 3-1 대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1428일 만에 K리그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이천수의 빛에 가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자 주역은 단연 이효균이었다.

기쁠 법도 했지만 정작 수화기 너머로 전해져 오는 이효균의 목소리는 푹 가라앉아 있었다. 이유는 다름 아닌 모교 동아대 축구부가 해체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사건인즉슨 동아대가 오는 2014년에 축구 특기생 선발을 하지 않기로 한 것. 51년 전통의 역사를 자랑하는 동아대 축구부가 사실상 해체 위기에 놓인 셈이다.
이효균은 "기분이 정말 많이 안좋다. 올해 초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데 심각성을 알게된 뒤 마음이 너무 아팠다"면서 "같이 운동을 했던 후배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 1, 2학년 후배들은 더 힘들 것이다. 기죽지 말고 선배들을 보고 힘을 냈으면 한다"고 아픈 마음을 전했다.
이효균은 지난 2011년 동아대를 졸업했다. 최현태(서울) 김성환(울산) 황일수(대구) 정훈(상주) 김선규(대전) 등도 K리그를 수놓고 있는 동아대 출신 선수들이다. 이효균이 동아대 유니폼을 입고 같이 그라운드를 누볐던 후배들은 지금 4학년이다. 하지만 축구부가 해체된다면 이들은 정체성을 잃게 된다. "프로가는 게 쉽지 않은데..."라고 걱정하는 이효균의 마음이 십분 이해되는 부분이다.
이효균의 간절한 마음이 전해져서였을까. 학교 측이 굳게 닫혔던 마음 문을 조금씩이나마 열고 있다. 동아대는 지난 19일 학부모 대표단과 면담을 갖고 2015년부터 경기실적 소지자를 5명 내외로 선발하겠다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그리고 23일 동아대 측과 학부모 측이 한 차례 더 회동했다. 구체적으로 진전된 사항은 없지만 오는 5월 1일 다시 한 번 만남을 갖고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당초 만남 자체를 거부했던 학교 측이 선수들과 학부모의 간절함에 서서히 마음 문을 여는 모양새다.
한편 이효균은 기나긴 재활의 터널을 걸었던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성공적인 올 시즌도 다짐했다. "지난해 3월 연습 경기 도중 왼쪽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됐다. 4월 26일 수술대에 올라 시즌을 접어야 했다"는 이효균은 "11월부터 열심히 몸을 만들어 다시 운동을 해보니 내 무릎같지 않았다. 심리적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하체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지금은 거의 다 나은 상태"라며 "지난 시즌 1년을 쉬며 그라운드에서 못했던 것을 올 시즌엔 다 해보고 싶다"라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효균은 지난 2012년 경남에서 인천으로 둥지를 옮긴 뒤 프로 3년 차이자 인천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았다.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면 주전 자리도 꿰찰 수 있을 것"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밝힌 이효균의 발끝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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