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시청률을 기록하던 MBC '일밤‘이 부활했다. 부활한 정도가 아니라 대세로 떠오르기까지 했다. 그 누가 기대했으랴, 이들의 승전보를.
‘일밤’은 지난해 3%대라는 주말 황금시간대 예능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성적을 내곤 했다. 계속해서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들이 등장했고, 대중에게 익숙한 예능인들이 진행자로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일밤’의 오랜 역사 중에서 암흑기라고 불릴 법한 시간들이 계속된 것이다. 그 와중에 KBS와 SBS는 승승장구했다. KBS 2TV '해피선데이‘와 SBS '일요일이 좋다’는 여러 히트 코너들을 만들어내며 경쟁했다.
그랬던 ‘일밤’이 ‘아빠 어디가’라는 '큰 한방'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빠 어디가'는 김성주, 이종혁, 윤민수, 성동일, 송종국 등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다섯 아빠와 아이들이 떠나는 여행. 제작진은 대중에게 익숙한 여행이라는 포맷에 아빠와 아이들이라는 새로운 출연진으로 꾸며 신선하면서도 익숙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비교적 출연진의 캐릭터가 빠르게 잡혔다는 점도 '아빠 어디가'의 인기를 견인했다. 아빠들의 활약은 물론이거니와 '먹방' 윤후, '성선비' 성준, '복학생' 이준수 등 방송을 시작한 지 불과 3~4달여 만에 아이들에게는 리얼 예능의 필수요소인 캐릭터가 부여됐다. 그만큼 시청자를 사로잡는 프로그램의 매력도 또한 올라갔다.
또한 ‘아빠 어디가’는 제작진의 개입이 거의 없는 다큐 예능 형식을 차용하며 트렌드를 따라갔고, 이를 통해 드러난 아이들의 꾸밈없는 예능감이 신선함을 줬다. ‘아빠 어디가’의 김유곤 PD는 “근본적으로 아빠와 아이들의 관계를 담고 있기 때문에 재미를 살리겠다고 억지스러운 구성을 집어넣지는 않는다”며 ‘아빠 어디가’의 자연스러운 웃음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진짜 사나이'가 군대 예능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이토록 리얼한 군대 이야기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진짜 사나이'는 첫 방송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어냈다.
‘진짜 사나이’는 이미 군대를 경험한 남성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여성들에게는 신선한 웃음을 선사한다. 일례로 최근 ‘진짜 사나이’에 등장한 군대리아는 너무나 리얼한 비주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일반적인 햄버거 빵에 과일잼을 더하고, 고기 패티와 샐러드를 첨가하는 독특한 비주얼은 여성들에게는 충격 그 자체, 남성들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가 됐다.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중 가장 오래된 전통을 자랑하는 ‘일밤’은 또 다른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한때 굴욕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던 ‘일밤’은 예상치 못한 신선한 웃음으로 일요일을 이끌어가는 대세 예능 대열에 합류했다. ‘일밤’이 지금의 인기를 유지해 나가며 확실히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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