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魔)의 6회였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이 빛나는 역투에도 불구하고 3승 재도전이 좌절됐다. 류현진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 시티필드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원정경기에서 7이닝 3피안타 3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빅리그 데뷔 후 최다 이닝 투구에 질적으로도 최고 피칭이라 할 만했다. 시즌 4번째 퀄리티 스타트와 함께 평균자책점도 3.41로 끌어내렸다.
그러나 다저스 타선이 8회까지 1득점밖에 지원하지 못했고, 류현진도 1점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두 말 할 것 없이 유일한 실점이 된 6회말이 두고 두고 아쉬운 경기였다. 6회를 제외하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이었기에 더욱 아쉬웠다. 대체 이날 6회 류현진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5회까지 류현진은 투구수 65개로 메츠 타선을 완벽하게 처리했다. 7이닝은 기본이고, 완투 페이스였다. 6회 메츠는 1번타자 루벤 테하다부터 시작했고, 류현진은 아랑곳하지 않고 투스트라이크를 선점했다. 그러나 3~4구에서 포수 라몬 에르난데스가 갑작스럽게 높은 코스를 2개 연속 요구하며 피해가는 리드를 했다. 결국 류현진은 테하다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여기서부터 뭔가 꼬이기 시작했다. 후속 다니엘 머피를 상대로도 6구까지 승부했고, 슬라이더를 공략당해 우중간 안타를 맞았다. 무사 1·2루 데이비드 라이트 타석에서 원바운드 폭투가 나오며 무사 1·3루의 위기가 계속됐다. 포수 에르난데스와 뭔가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이었고, 결국 라이트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1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1사 1루에서 루카스 두다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투아웃을 잡았으나 말론 버드에게 좌측 2루타를 맞고 다시 2·3루 위기에 내몰렸다. 투스트라이크라는 절대 유리한 카운트에서 다소 위험한 79마일(127km) 커브를 던졌고 이게 이날 경기 유일한 장타로 이어졌다. 이번에도 포수 에르난데스와 호흡이 잘 맞지 않은 장면이었다.
류현진은 아이크 데이비스를 이날 경기 최고 92마일(148km)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가까스로 막았다. 그러나 6회에만 4연속 풀카운트 승부 포함 무려 32개의 공을 던지면서 힘을 소모했고, 완투 페이스도 잃었다. 여러모로 아쉬운 6회였고, 결국 1-1 동점 상황에서 7회를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을 3점대(3.41)로 낮추는데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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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재현 객원기자 phot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