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 13번’ 장원삼, 더 이상의 홀수해 징크스는 없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4.26 07: 30

더 이상의 홀수해 징크스는 없다.
지난해 다승왕 장원삼(30)이 올 시즌도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장원삼은 25일 잠실 LG전에서 7⅔이닝 10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3승에 성공,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날 장원삼은 직구로 자유롭게 상대 타자의 몸쪽과 바깥쪽을 공략했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움직임도 압도적이었다. 투구수 100개가 넘어갔지만 8회 마운드에 올랐고 추운 날씨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위기를 극복했다. 투구수가 많아질수록 더 과감하게 타자를 압박하며 불펜진 소모를 최소화했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것은 유난히 홀수해에 약했던 징크스를 스스로 깨뜨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2006년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장원삼은 당해 12승으로 고졸 신인 류현진과 함께 좌완 영건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다. 하지만 장원삼은 이상하리만치 홀수해에 부진하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에 실패해왔다.

2007년 9승에 머문 이후 2008시즌 12승을 올렸고 2009년 4승, 2010년 13승을 기록하고 2011년 8승으로 징크스가 형성됐다. 이닝 또한 짝수해에는 모두 150이닝 이상을 소화한 반면, 홀수해에는 2007년을 제외하면 150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짝수해 성적만 놓고 보면 리그에서 손꼽히는 에이스였지만 홀수해마다 아쉬움을 남기면서 꾸준함과 거리가 생겼다.
2012시즌 17승을 거두며 골든글러브 수상, 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거듭났지만 또다시 찾아오는 홀수해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격을 얻기 때문에 스스로 징크스를 깨뜨려야 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왼쪽 팔꿈치에 통증이 생기면서 또다시 만만치 않은 홀수해가 찾아오는 것 같았다. 개막을 앞두고 장원삼은 “부담을 안가지려고 하지만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부상과 홀수해라는 이중고와 마주했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장원삼은 천천히 페이스를 찾아갔고 부상도 떨쳐냈다.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5일 대구 NC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가볍게 스타트를 끊은 뒤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벌이고 있다. “승수도 승수지만 평균 자책점을 낮추는데 주력하겠다”던 다짐을 그대로 보여줬다.
결국 장원삼은 지난해 못지않은 컨디션을 찾았고 4월 한 달 개인 최다 3승에 성공했다. 25일 잠실 LG전에서 3승을 거둔 후 “4월에 3승 한 게 프로 와서 최고다. 제구가 잘 됐다. (진)갑용이형 사인대로 던졌더니 일 년에 한 번 정도 있는 탈삼진 10개 경기가 나왔다”고 웃었다. 지금 장원삼은 홀수해 징크스 탈출과 함께 리그 최고 좌투수 자리를 응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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