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수비 긴급 과제, 잠실 불규칙 바운드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4.26 10: 30

LG가 이틀 연속 불규칙 바운드로 고개를 숙였다.
LG는 지난 24일과 25일 잠실 삼성전에서 1점차 석패를 당했다. 원투펀치 레다메스 리즈와 벤자민 주키치를 마운드에 올리며 필승의지를 보였지만 결정적인 순간 불규칙 바운드가 LG의 발목을 잡았다. 투수들은 호투했으나 불규칙 바운드가 여지 없이 실점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올 시즌 처음으로 삼성을 상대한 24일 경기에선 3회초 최형우의 타구가 1루수 김용의 앞에서 크게 튀어 올랐고 타구가 굴절되면서 삼성이 선취점을 뽑았다. 2-1로 리드하고 있던 7회초에는 박한이의 평범한 1루 땅볼 타구가 마치 고무공처럼 1루 베이스 앞에서 치솟아 결승 2타점 우전 적시타가 됐다. 

25일 실점도 결국 불규칙 바운드가 원인이었다. 2회 2사 1루에서 모상기가 친 2루 땅볼성 타구가 손주인 앞에서 크게 튀었고 2사 1, 3루 위기에 봉착, 더블스틸로 선취점을 내줬다. 결국 반복되는 불규칙 바운드에 LG 내야진은 두려움과 마주했다. 7회초 2사 1, 2루에서 진갑용의 3루 땅볼 병살성 타구를 정성훈이 서둘러 처리하지 못해 더블플레이에 실패, 이닝을 종료하지 못했다. 이후 LG는 주키치의 연속 볼넷으로 결승점을 허용했다.       
이전부터 잠실구장은 단단한 그라운드로 인해 갑작스럽게 튀어 오르는 타구가 자주 나왔다. 그래서 지난겨울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사용하는 흙을 수입했지만 이번에는 유난히 추운 날씨가 그라운드 컨디션을 저하시키고 있다. LG 유지현 수비코치는 “바뀐 흙 자체는 좋은 흙이다. 흙이 새로 깔리고 그라운드 전체가 다져지고 있는 과정이다. 문제는 기온이 낮아 그라운드가 단단하게 다져졌다. 잔디 또한 추운 날씨로 인해 정상적으로 자라지 않고 있는데 현재 잔디 높이가 기준치에서 조금 미달인 상태다. 그만큼 타구가 빨리 튀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지현 코치는 그라운드 컨디션 저하도 결국 선수들이 안고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최대한 그라운드 컨디션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힘쓰는 한편 선수들 또한 그라운드 사정에 맞춰 수비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코치는 “그라운드 사정상 첫 바운드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 다른 구장에 비해 반 바운드가 적게 형성되고 있는 상태다. 최근 타격 훈련에 앞서 집중적으로 수비 훈련에 임하는 중이다. 그라운드 문제는 결국 우리가 안고 해결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17경기에 임한 LG는 잠실구장에서 7차례 경기를 치렀고 총 15개의 실책 중 7개를 잠실구장에서 범했다. LG와 나란히 실책 15개를 기록 중인 두산 또한 10번의 잠실 경기에서 실책 9개를 저질렀다. 불규칙 바운드 타구가 모두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지만, 수비력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선수들 또한 이 부분을 인지하고 그라운드 적응에 부단히 애를 쓰고 있다. LG 내야수들은 “분명 흙은 지난해보다 좋다. 흙 자체가 쉽게 파이거나 변하는 흙은 아니다. 하지만 시즌 전 잠실구장 공사로 그라운드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다. 훈련하고 적응하면 괜찮아 질 것이다”고 의연히 대처하려 노력 중이다.
LG는 지난 시즌 원정에서 32승 31패 3무로 승률 5할 이상을 마크했지만 홈에서 25승 41패 1무로 부진했다. 올 시즌도 원정에서 7승 4패, 홈에서 3승 4패를 기록 중이다. LG가 올 시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잠실구장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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