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깔끔한 피칭은 아니었다. 그러나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이 달라졌다. 한화의 외국인 투수 대나 이브랜드(30)가 올 시즌 최고의 내용을 선보이며 한국무대 첫 승 요건을 갖췄다.
이브랜드는 2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등판해 6이닝 동안 1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17일 대전 NC전 이후 8일을 쉬며 심신을 가다듬은 이브랜드는 이날 초반 난조와 숱한 도루 허용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하며 앞으로를 기대하게 했다. 시즌 두 번째 퀄리티 스타트도 손에 넣었다.
초반에는 제구가 흔들렸다. 1회 이명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이명기의 도루 시도를 견제로 잡아낸 후에도 최정에게 볼넷을 내줬고 2루 도루까지 허용하며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다. 그러나 한동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위기를 넘겼다. 2회도 선두 안치용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고 전반적으로 볼이 많아지며 고전했다. 다만 2사 2루에서 정상호를 3루 땅볼로 요리하고 또 다시 위기를 넘겼다.

1·2회 위기를 넘긴 뒤에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비교적 잘 구사되며 투구수를 차근차근 줄여나갔다. 3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이브랜드는 4회 2사 후 안치용에게 볼넷과 도루를 내주며 다시 득점권 위기에 몰렸으나 조성우를 유격수 뜬공으로 유도하고 또 한 번의 탈출에 성공했다. 5회 선두 박재상의 사구, 정상호의 희생번트로 만들어진 1사 2루에서는 최윤석 정근우를 2루 땅볼로 돌려세우고 0의 행진을 이어갔다.
자신감이 붙은 이브랜드는 마지막 이닝이었던 6회도 역투했다. 선두 이명기를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 처리한 이브랜드는 최정을 유격수 뜬공, 한동민을 2루수 땅볼로 잡으며 간단히 이닝을 마무리했다.
투구수는 96개였다. 주로 던지는 투심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143㎞를 기록했다. 구속이 아주 빠른 것은 아니었지만 이전 등판에 비하면 제구가 비교적 일관됐다. 슬라이더·체인지업·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도 SK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이브랜드는 팀이 1-0으로 앞선 7회 마운드를 넘겨 대망의 한국무대 첫 승에도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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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