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도 투입했는데… 무너진 한화의 불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4.26 21: 33

26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김응룡 한화 감독은 “일단 이브랜드, 바티스타, 김혁민으로 주말 3연전 선발 로테이션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승민 유창식은 선발 후보지만 일단 상황을 보겠다”고 덧붙였다.
확답은 미뤘지만 아무래도 두 선수의 선발 보직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 현재 한화의 마운드 자원을 감안해도 그랬다. 하지만 김 감독은 두 선수를 26일 경기에서 모두 불펜요원으로 투입했다. 6회까지 1-0으로 앞서자 쓴 강수였다. 이번 경기를 무조건 잡겠다는 의지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화로서는 불운하게도 결과는 그 반대였다. 한화는 7회에만 6점을 내주며 와르륵 무너졌다.
김 감독은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선발 이브랜드에 이어 안승민을 두 번째 투수로 올렸다. 길게는 2이닝을 가져가며 1점의 리드를 마무리 송창식까지 이어주길 바라는 교체였다. 그러나 안승민은 1사 후 대타 박정권에게 우전안타, 조동화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급격히 흔들렸다. 결국 이어진 타자 조인성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불펜의 첫 단추가 잘못 들어맞았다.

2사 2루에서는 유창식이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 타자가 좌타자 이명기임을 염두에 둔 교체였다. 그러나 유창식은 과감히 승부를 하지 못했고 결국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네 번째 투수 임기영은 KO 펀치를 맞았다. 최정에게 연달아 볼 세 개를 던지며 불리한 볼 카운트에 몰렸고 결국 3B-1S에서 던진 직구가 가운데에 몰리며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7회에 1-6. 만회가 쉽지 않은 점수였다.
한화는 주중 3연전을 쉬며 엉망이 됐던 선발 로테이션을 정비할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불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마무리 송창식을 제외하면 붙박이 보직이 없다. 필승조와 추격조의 경계도 애매하다. 불펜의 체계가 아직은 덜 다듬어진 양상이다. 김 감독은 “당일 컨디션을 보고 결정하겠다”라는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투수가 없다"라는 말로 고민을 숨기지 못했다. 한화가 고민거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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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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