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의 향방을 미묘하게 가른 주루미스였다.
2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는 6-0으로 삼성의 완승으로 끝났다. 그러나 초반 주루미스 하나로 승부가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KIA는 절호의 선제점 기회를 살리지 못해 경기를 끌려갔고 삼성은 위기를 넘기며 중반에서 승기를 틀어쥘 수 있었다.
0-0이던 2회말 선두 나지완이 삼성 선발 윤성환을 상대로 우중간을 빠지는 2루타를 날렸다. 다음타자는 최희섭은 아픈 손목을 이끌고 타석에 들어서 오른쪽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보냈다. 홈런성 타구였으나 왼손을 놓고 타격하는 바람에 타구가 갑자기 풀이 죽더니 펜스 앞에서 우익수 글러브에 떨어졌다.
2루 주자 나지완은 움직이지 못했다. 리터치 플레이를 못한 것이었다. 리드폭이 넓었었는데 홈런으로 착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뒤늦게 리터치를 하기 위해 귀루했으나 이미 볼을 중계되고 있었고 나지완은 3루 진출을 포기했다.
뒤이은 김상현의 깊숙한 우익수 플라이를 감안하면 아쉬운 주루플레이였다. 나지완은 김상현 타구때 3루를 밟았으나 신종길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홈을 밟지 못했다. 조금만 신중한 플레이를 했다면 선제점을 얻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만일 KIA가 선제점을 뽑았다면 승부의 향방은 어디로 흐를지 몰랐다.
나지완은 7회에서도 안타를 터트리며 기회를 만들었지만 끝내 승부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그는 4번타자로 2안타를 날리며 자신의 흔들림없는 타격감을 과시했다. 동시에 살얼음 승부에서 빈틈없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일깨운 한판이었다.
선동렬 감독도 경기후 "김진우 투수가 잘 던졌지만 2회 선취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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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