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기쁘다".
26일 광주 KIA-삼성 경기는 양팀의 첫 대결이었다. 2연패를 달성한 디펜딩 챔프 삼성에게 KIA가 도전하는 형국이었다. 양팀 감독은 이날 경기에 투수로테이션을 맞추었다. 삼성은 KIA에 강한 윤성환, KIA 역시 가장 구위가 뛰어난 김진우를 내세웠다. 그만큼 상대에 대한 기선제압 의지를 드러냈다.
결과적으로 윤성환의 승리였다. 자신의 어깨로 KIA의 빅뱅타선을 완봉으로 잠재웠다. 위기는 2회였다. 선두 나지완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최희섭의 우익수 큼지막한 타구때 나지완이 3루 리터치를 하지 않았고 후속타자 2명을 범타로 처리하고 실점위기를 막았다.

2회 위기를 넘긴 윤성환은 흔들림이 없었다. 이후 공격적인 투구를 펼쳐 6회까지 투구수는 66개에 불과했고 7회들어서도 구위는 싱싱했다. 급해진 KIA 타자들을 유인구로 유도하면서 영의 행진을 계속했다. 직구를 위주로 볼배합을 했다. 변화구를 노린 KIA 타자들을 역으로 노렸다.
승부의 미세한 틈이 벌어진 것은 5회초. 1사후 이지영의 파울 뜬공을 KIA 1루수 최희섭이 잡지 못한 것이 불길했다. 결국 이지영이 빗맞은 좌중간 안타를 날렸고 2사후 배영섭이 3유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날려 선제점을 뽑았다. 상대 김진우의 유일한 실투였다.
타선이 8회초 대거 4접을 뽑자 윤성환은 완봉을 노렸다. 2004년 데뷔이후 단 한번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었다. 8회말 1사1,2루 실점 위기를 넘겼고 9회도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를 처리했다. 마지막 타자 최희섭을 1루 땅볼로 솎아내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데뷔 이후 첫 완봉이었다.
윤성환은 윤성환은 2011년 7월 27일 광주경기 이후 KIA를 상대로 6연승을 달렸다. KIA는 작년과는 다른 타선으로 맞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전날까지 KIA 타선은 경기당 7점씩을 뽑아냈다. 그러나 윤성환의 칼날같은 투구에 방망이는 무뎌졌다. 호랑이 킬러는 역시 킬러였다.
경기후 윤성환은 "평상시보다 직구를 많이 던졌다. 12일만의 등판이었는데 집중한게 효과가 있었다. 처음엔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8회 추가점을 뽑으면서 완봉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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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