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거짓말 같은 역전패를 당했지만 팀의 외국인 에이스는 청신호를 쏘았다.
롯데 좌투수 쉐인 유먼이 26일 잠실 LG전에서 7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 지난 삼성전 7⅓이닝 3실점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유먼은 볼넷 한 개만을 범하며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운용했다. 특히 투구수 103개 중 직구가 70개에 달할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 내용을 보인 게 고무적이었다.
사실 올해 유먼은 전지훈련부터 시범경기까지 많은 우려를 낳았다. 전반적인 컨디션이 100%에 한참 미치지 못했고 그러면서 직구 구위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지난 시즌 감독과 코치가 지나친 직구 위주 승부를 만류했던 것과 정반대로 시범경기부터 변화구의 비율을 대폭 높였다. 직구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상대 타자에 피해가는 투구를 한 것이다.

하지만 유먼은 기온이 올라가면서 자기 자리를 찾고 있다. 지난 19일 삼성전만 해도 최고구속이 142km였지만 이날은 꾸준히 140km 이상을 찍었고 최고구속은 145km까지 올라갔다. 직구 70개중 스트라이크가 51개에 달할 만큼 지난해 팀 내 다승왕의 모습을 회복했다. 우타자 기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을 적극적으로 공략, 직구의 구위와 로케이션 모두 위력적이었다.
직구가 잘 들어가니 변화구도 시너지 효과를 냈다. 직구와 체인지업을 비슷한 로케이션에 꽂아 넣으며 손쉽게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었다. 슬라이더 또한 좌타자에게 요긴하게 사용됐다. 8회말 3승 조건을 채우고 마운드에서 내려갔을 때만 해도 경기 MVP는 유먼이었다.
2012시즌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은 유먼은 29경기 179⅔이닝을 소화하며 13승 7패 평균자책점 2.55로 맹활약했다. 리그 정상급의 직구와 체인지업으로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소화이닝 모두 리그 5위 안에 자리했다. 지금까지 롯데에 있었던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올 시즌 롯데 전력의 핵심은 마운드다. 비록 블론세이브 6개로 불펜진이 흔들리고 있지만 불펜 가용 자원 자체는 어느 팀 못지않게 많다. 유먼이 에이스의 귀환을 이룬 만큼, 일단 롯데 마운드는 커다란 단추 하나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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